한국일보

‘MD 베이 브릿지’도 위험하다

2024-04-07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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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브릿지’ 20마일 남쪽 애나폴리스 인근에 위치

▶ 전문가 “선박 충돌시 매우 취약한 구조…보강 시급”

‘MD 베이 브릿지’도 위험하다

메릴랜드 애나폴리스와 델라웨어 해안가를 연결하는 베이 브릿지는 1952년 개통됐으며 1973년 차선이 확장됐다.

메릴랜드 볼티모어 항구의 관문인 키 브릿지(Francis Scott Key Bridge)가 붕괴되면서 다른 다리들은 괜찮은지, 안전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주 선박과 충돌해 키 브릿지가 무너지면서 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미국에서 15번째로 큰 항구가 무기한 폐쇄돼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그간 오래된 다리에 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국 다리가 무너지고 나서야 뒤늦게 수습에 나설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체사픽베이를 건너는 다리는 키 브릿지뿐만 아니라 20마일 남쪽으로 애나폴리스 인근에 베이 브릿지(Chesapeake Bay Bridge)가 있다. CNN 방송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베이 브릿지도 선박과 충돌하면 붕괴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키 브릿지와 마찬가지로 4마일에 달하는 베이 브릿지 역시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스 플로리다대 공학 교수(Adel ElSafty)는 “키 브릿지 붕괴와 관련해 안전 조치가 부족했다고 말하지만 설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선박과 충돌할 경우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전국 12개 이상의 주요 항구에 위치한 다리들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키 브릿지 보다 선박 충돌에 강력한 구조와 방어 기능을 갖추고 있었지만 베이 브릿지를 포함한 다른 많은 다리들은 충돌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돼 대형 화물선이 다리 밑으로 통과할 경우 잠재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당국의 근거 없는 자신감도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지애나 교통부 대변인은 방송에서 “뉴올리언스의 주요 다리들은 삼중 보호 설계로 안전하게 만들어졌다”고 자신했지만 한 엔지니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번 키 브릿지 붕괴로 각 지역 담당자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안전 검토에 나서고 있다. 델라웨어와 펜실베이니아 당국은 필라델피아 항구 인근의 다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교각 주변에 암석을 쌓아 보강하고 있으며 메릴랜드 교통부는 지난 2일 베이 브릿지 안전 점검에 나섰다.

베이 브릿지는 현재 노후화된 도로 상판과 철골 구조물의 일부를 개선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선박 충돌에 대한 추가 보호 장치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극심한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도로 확장 방안만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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