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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우리의 다리는 안전한가

2024-03-29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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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워싱턴 DC를 가려면 필히 지나야 하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자동차 운전이 지루해지면 볼티모어 항구에서 랍스터를 먹으며 쉬었다 가는 그 동네, 볼티모어에서 다리가 떨어졌다.

26일 오전 1시28분쯤 싱가포르 국적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 다리)에 부딪히면서 순식간에 발생한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팟 홀 작업을 하던 인부 8명이 추락했다. 사고 영상을 보면 키 다리는 중간 상판부터 시작하여 순식간에 무너져내린다.

1977년 개통되어 47년 된 키 다리는 붕괴 원인으로 설계기준을 넘는 충격이 가해졌을 가능성, 충돌방지 안전장치 부족 등등을 들고 있다.


우리가 사는 뉴욕에는 크고 작은 다리와 터널이 무려 2,000개(센트럴팍 작은 다리, 터널 포함)라고 한다. 뉴욕에는 브루클린, 조지 워싱턴, 퀸즈보로, 로버트 F. 케네디(전 트라이보로), 베라자노, 윌리엄스 버그, 맨하탄, 스로스넥, 와잇스톤 다리 등 10여 개가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이 다리들은 안전할까?

맨하탄과 브루클린을 잇는 뉴욕의 명물 브루클린 다리부터 살펴보자. 이 현수교는 강폭이 넓어 교각을 세우기 어려운 곳에 긴 다리를 건설할 수 있는 공법으로 지어졌다. 1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녔지만 수십년에 걸쳐 보수를 하고 일정기간 안전도를 검사한다.

뉴욕과 뉴저지 한인들이 수시로 애용하는 조지 워싱턴 다리는 1931년 완공되어 뉴저지 포트리와 뉴욕의 워싱턴 하이츠를 이어준다. 한인들은 ‘조다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3,500피트 길이로 두 개의 강철 타워가 하늘높이 솟아있고 아치형으로 늘어진 강철이 장엄하다. 국경일이면 이 위에 대형 성조기가 걸려 근사하다.

총 14차선인 이 다리는 제작 초기부터 교량 확장을 하도록 설계되어 매년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메인 케이블과 연결된 592개 로프가 녹슬면서 교체작업을 시작했고 4개 차선 중 1개 차선을 열거나 차량통제, 야간공사를 한 지 10년째다.

그리고 에드 카치 퀸즈보로 다리는 ‘59스트릿 브릿지’ 라고도 하는데 1909년 완공되어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와 맨하탄을 잇는다. 또한 로버트 F 케네디 다리는 퀸즈, 브롱스 3보로를 연결하며 1929년 10월24일 시공됐고 대공황을 맞아 2층짜리 다리가 1층으로 재설계, 공사비를 절약했다.

또한 맨하탄 차이나타운과 브루클린 프랫부시 애비뉴를 잇는 맨하탄 브리지, 1909년 개통 며칠후 화재가 나서 1912년까지 공사를 했다. 푸른 빛 강철로 만들어진 다리 아래의 덤보지역은 문화예술 거리다.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는 맨하탄 로어이스트 사이드의 딜란시 스트릿과 브루클린 윌리엄스 버그를 잇는 다리로 인근 지역은 수년 전부터 백인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이다.

베라자노 내로스 다리는 브루클린과 스태튼 아일랜드를 잇는 다리로 매년 11월 열리는 뉴욕시 마라톤 대회 시작점이다. 1959년 공사를 시작, 1964년 완공되었고 4,260피트 길이다.

이렇게 다리가 많은 뉴욕에 사는 우리로서는 볼티모어항 키 다리의 붕괴가 남의 일이 아니다. 뉴욕의 다리들이 대부분 60년이 넘었고 교통국과 항만국이 이를 관리하며 정기적으로 안전도 급수를 매긴다. 다리를 떠받치는 케이블과 상판의 이음새, 다리를 받치는 철근구조물 상태의 일상점검후 문제가 있으면 전면보수에 들어간다.

우리집에서 맨하탄으로 가려면 퀸즈보로 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수년 전부터 어퍼 레벨 4차선 도로, 로어 레벨 5차선 도로가 수시로 공사 중이다. 한 라인만 열려있어 교통체증이 심하다. 앞으로는 느긋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겠다. 또한 뉴저지에 갈 때 지불하는 조다리 통행료가 교통량 분산에도 쓰인다니 이 또한 너무 비싸다고 불평말아야겠다. 돌발사고에 대비한 강화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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