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에 사망선고를 받다시피 한 영화관들이 소생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 업주들도 영화 팬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다운타운의 SIFF(옛 시네라마) 영화관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3편을 묶어 조조할인 프로그램으로 토요일 아침 8시30분 상영해 SIFF 영화제 때를 제외하고 최대 관객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발라드의 머제스틱 베이 영화관은 지난해 ‘바비’ 영화 상영으로 23년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했다며 수입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나 ‘스타 워즈’를 모두 능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3년은 시애틀지역 영화관들이 2020년 이후 재미를 가장 많이 본 해였다. ‘바비’와 ‘수퍼 마리오’ 같은 대작들 덕분이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영화관 수입이 91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영화관 비즈니스가 마냥 핑크빛만은 아니다. 올해는 출발이 작년만 못하다. 대다수 영화관의 관객 수가 펜데믹 전인 2019년보다 20~25% 밑돈다. 전문가들은 시애틀의 영화관 경기가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2025~26년에나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에 집에서 영화를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봤던 타성에 젖어 있고, 인플레 때문에 영화관 입장료가 올랐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팬데믹과 지난해 할리우드 노조의 장기파업 때문에 볼거리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지 못했다는 점을 꼽는다.
시애틀 영화관의 평균 입장료는 14달러로 전국평균보다 2달러 비싸다. 주차료와 팝콘 등 주점불이 비용을 합치면 25달러를 훌쩍 넘는다. 가족단위로 영화관을 찾기가 부담스럽다. 이 점을 고려한 SIFF 영화관이 작년 가을부터 월요일 입장료를 6달러로 내린 결과 입장객 수가 384% 늘어났다. 머제스틱 베이 영화관도 화요일 입장료를 13~16달러에서 6달러로 대폭 할인한 결과 화요일 매 상영마다 입장권이 매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많은 영화관들이 스크린을 IMAX나 3D 등 소위 ‘프레미엄 대형 화면’으로 교체하고 의자도 호화롭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특히 티켓보다 이익 마진이 더 높은 주점불이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영화관 협회에 따르면 회원 업소의 3분의1 이상이 3년 내에 맥주와 포도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웨스트 시애틀의 히스토릭 애드미럴 등 일부 영화관은 이미 맥주와 포도주를 관람객들에게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