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믿음과 이성

2024-01-29 (월) 황동수 NJ신학대학 교수·화학공학 박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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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이성, 이 두 단어는, 각각, 종교와 과학의 대표적 언어라고 할 수 있다. 믿음은 신앙인의 기본이며 이성은 과학의 원동력이다. 믿음과 이성은 성경과 자연에서 나타나며 종교와 과학의 지적 토대를 형성하여 지식을 얻게 하는 방법이다. 이 둘은 다양한 표현의 갈등이나 양립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이성은 이유나 사실에 근거하며 믿음은 영감, 계시 또는 권위에 대한 신앙이다.

믿음이라는 단어는 때때로 이성이나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생기는 권위를 말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시대로부터 믿음과 이성의 관계는 열띤 화제가 되었다. 인류의 철학, 따라서 학문의 시초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서 이성적 사고의 시초를 다지었다. 그는 아테네의 아폴로 신전 주위를 배회하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으로서 가장 바르게 사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고 지나가는 청년에게 물으며 서구 문명의 초석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믿음과 이성의 관계는 여러 면에서 마찰과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형태로 공존해 왔다. 수학자이며 카톨릭 신학자였던 천재 파스칼은 믿음은 무한한 보상을 약속할 수 있지만, 이성의 보상은 유한한 것으로 보여, 믿음을 갖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했다.

이성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언제든지 변형되는 대신 이성의 범위를 넘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의 믿음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은 완전히 현실적이다. 따라서 믿음은 이성을 보완하는 것으로 보이며,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기독교 신앙은 이성적인 신앙임을 이해해야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가톨릭 교회에서 박사라고 하는 가톨릭 교회가 신학의 연구 또는 저술에 있어서 상당한 공헌을 한 성인에게 부여하는 칭호를 받았다. 중세 교회에서 가장 인정받는 학자인 그는 그의 저서 『신학 요약』에서 신학은 그 원천이 기만할 수 없는 신성한 지식이기 때문에, 그리고 인간 이성을 초월하는 주제의 가치이기 때문에 모든 학문 중에서 가장 확실하다고 했다.

어거스틴은 신학적 지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 어거스틴은 과학이나 철학을 추구하는 것과 종교를 추구하는 것에 있어서 종교가 우선권을 가지며 과학 지식은 진실의 이해를 돕는 보조 장비라고 했다. 어거스틴은 그의 유명한 설교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나로 이해하게 하라. 그러면 믿겠다”고 말한다면 이에 대하여 어거스틴은 “믿어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 고 했다. 이 표현은 어거스틴의 설교에 나오는 구절로 믿음으로 얻은 지식과 지식으로 얻은 신앙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황동수 NJ신학대학 교수·화학공학 박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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