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위대한 상식파괴자’

2024-01-16 (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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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서 일어서면서 맥아더는 말했다. ‘본인도 인천상륙작전이 5000 대의 1의 도박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거대한 상륙함이 위험천만한 협수로를 통과한 후, 31피트나 되는 간만의 차이를 돌파하여 인천항에 접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도 잘 압니다. 적군도 지금 유엔군 사령관이 제정신이라면 인천으로는 상륙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천으로 상륙해야 합니다.’

맥아더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았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라고 맥아더는 생각했다. 맥아더는 그 다음달 9월 15일, 해병대 1개 사단을 이끌고 전격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했다. 맥아더의 생각과 판단은 옳았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그 확신에 허를 찌른 인천상륙작전은 상식의 틀에서 벗어난 대성공을 거두었다. 맥아더는 위대한 상식파괴자(iconoclast)였다.“ -그레고리 번스의 ‘상식파괴자’ 중에서

5000:1의 확률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맥아더의 용기는 어디서 비롯되었나. 상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식 파괴적 역발상’에서 시작되었다. 통계적 상식의 울타리에 묶여 있는 환원주의자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지 못한다. 남이 할 수 없는 것을 이루려면 열역학 제 3의 법칙에서 말하는 ‘양자역학적 도약’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저히 헤어나 올수 없는 역경의 중심부를 돌파하는 상식 파괴적 믿음을 가진 인물이 성경에 여러 군데 나온다. 그 중에 대표적인 인물이 사도 바울과 실라이다. 바울과 실라는 빌립보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반대자들에게 잡혀 얻어맞고 감옥에 갇혔다. 바울과 실라는 심한 고통으로 잠을 잘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다량의 피를 흘려 전신의 힘이 기진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의 신앙만큼은 묶어놓을 수는 없었다. 범사에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은 그들의 신앙의 핵심이었다. 바울과 실라는 늘 하던 대로 밤새도록 옴 힘을 다해 찬송하고 기도했다.

그들이 얼마나 담대하게 찬송하고 기도했던지 그 우렁찬 목소리가 어두운 감옥안의 긴 회랑을 따라 흘러가며 건물내부 구석구석까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마침내 별체에 있는 감옥안의 간수들에게까지 도달했다. 이것이 기도와 찬송의 기적이다. 물리학 용어를 빌려 얘기하면 ‘양자역학적 도약’이다.

기도와 찬송소리는 사람의 귀에만 전달 된 것이 아니다. 그 기도와 찬송소리는 갑자기 몇 천배, 몇 만 배로 증폭되어 하늘과 땅에 전달되어 진동을 일으켰다. 빌립보 감옥의 옥터가 움직이고 감옥 문이 열린 것은 그 진동의 결과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람에게 매인 족쇄가 다 벗겨졌다. 놀라 잠이 깬 죄수들은 도망가고 간수들은 칼을 빼어 들고 자결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 바울은 외쳤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잊지 말라. 연약할 때 부르짖는 기도와 찬송 소리가 증폭될 때, 카이로스(kairos)의 역사가 일어난다. 하나님의 기적이 곧 우리의 능력이 된다. 위기를 만났을 때 믿음으로 상식을 파괴하고 돌파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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