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한 컵의 우유 대신에 젖소를…

2023-12-13 (수)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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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농촌인 헤이거스 타운 형제 교회에 댄 웨스트(Den West)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스페인에 파견되었습니다. 내전으로 고통과 기아 속에서 굶주린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댄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댄은 교회의 젊은이들과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 ‘한 컵의 우유 대신에 젖소(Heifer)를 보낼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인디애나 형제 교회에서 젖소를 기증함으로 1944년에 헤이퍼 재단을 발족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으로 빈곤과 가난으로 헤어나오자 서유럽 지역에 젖소 보내기 운동이 점차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루즈벨트, 클린턴 부부 등이 지지하고 후원을 이어갔습니다.


저들의 눈길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한국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1952년부터 ‘노아의 방주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젖소를 비롯하여 1976년까지 젖소 897마리, 황소 58마리와 염소, 돼지, 토끼 등 가축 3,200마리를 실어 날랐습니다.

태평양을 항해하는데 7주간이 걸렸는데 심한 멀미를 견디면서 무려 44번 ‘노아 방주 작전’은 이어졌습니다. 가축들을 돌보는 해상 목동들 300명이 자원봉사로 섬겼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종란 21만 6,000개를 공수해서 병아리로 부화시켜서 농가에 보급했습니다. 이 재단에는 한가지 법칙은 가축을 받은 가정에서는 새끼를 낳게 되면 반드시 다른 가정에 선물하는 조건으로 사랑의 선물이 계속 이어 나가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17개 지역에 가축들을 보급하여 축산과 낙농산업을 육성했습니다.

연세 우유도 이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멸종 위기에 빠진 한국 농촌을 위해서 벌꿀 수송작전도 펼쳤다고 합니다. 벌통 200여개에 150만 마리의 꿀벌을 수송했는데 프로펠러 비행기로 3박 4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헤이퍼 재단의 섬김이 24년 동안 섬김으로 한국의 축산 산업의 토대를 만들어 줬습니다.

미국 성도들의 제한없는 사랑 나누기에 세계가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이런 우방 미국을 만난 것 자체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미국과 한국 사이에 이런 아낌없는 사랑이 번져 나갈 때 38선 이북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분단된 북한을 통치했던 소련군들은 당시 동양에서 제일 큰 규모의 수풍 발전소의 발전기들을 약탈하여 카자흐 SSR의 이르테쉬 강에 건설했고, 흥남 비료공장도 접수했다고 합니다. 농가의 쌀과 가축들을 싹쓸이를 했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사람이나 나라가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랑의 빚을 졌던 한국은 벌써 오래 전부터 이 사랑의 빚을 되갚는 일들에 여념이 없습니다. 코이카, 국경없는 의사들, 기아 대책본부, 월드 비전, 크고 작은 단체들과 특별히 기독교 산하3만명에 육박한 선교사들이 오대양 육대주에 흩어져 최선의 섬김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지난 30년 가까이 헨델의 메시야 연주를 통해서 인류 구원을 위해 하늘 보좌 버리고 사람으로 오셔서 생명까지 내어 주신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17일 주일 오후 5시에 헨델이 만났던 메시야를 함께 찬양합니다.

매번 연주회를 통해서 얻어지는 기금으로 많은 자선 단체 들을 도와 왔습니다. 금년 메시야 찬양을 통해서도 40여명의 선교사들의 선교 기금으로 후원할 것 입니다. 281년 전 헨델은 더블린에서 위대한 메시야를 초연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모아지는 성금으로 가난한 이웃들을 섬겨 온 것이 아름다운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많이들 오셔서 함께 만왕의 왕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를 힘차게 찬양하십시다. 그리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캐롤도 함께 불러 봅시다. 맛있는 식사도, 푸짐한 선물도 준비돼 있답니다.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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