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팁 바가지 문화, 선 넘었다”

2023-11-08 (수) 배희경 기자
크게 작게

▶ 식당 과도한 팁 강요…불만 확산

▶ 세전·세후 팁 계산 규정 없어 팁 미리 더하고도 얘기 안 해

메릴랜드 일부 식당의 과도한 팁 강요에 소비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벨츠빌 소재 중식당을 여러 지인과 함께 찾은 김 모 씨는 식사 후에 영수증을 받고 매직팬으로 지워진 한 항목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6인 이상 단체 손님에게 자동적으로 20% 팁이 부과된다는 공지가 지워져 있고 팁은 자동으로 더해져 나온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음식값이 200달러인데 250달러가 나와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20%의 팁이 더해져 있었다”며 “종업원에게 매직팬으로 지워진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잘 모른다’고만 답하고 ‘팁은 따로 줘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보통 여러 명이 가서 식사하고 나서는 자세히 영수증을 보지 않고 팁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식당들이 손님들의 부주의를 노리고 팁이 자동적으로 붙은 경우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손님들이 알게 모르게 팁 폭탄을 맞은 억울한 피해가 많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식당들의 과도한 팁 요구에 소비자들의 반발도 크다.
엘리콧시티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가족들과 한식당에서 식사하고서 15%의 팁을 주고 나왔는데, 종업원이 뛰쳐나오며 20%의 팁을 주어야 한다고 강요해 황당했다”며 “음식 가격도 터무니없이 오르고 서비스도 좋지 않으면서 무작정 과도한 팁을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로럴의 안 모 씨는 “최근 테이크아웃, 베이커리 등 기존에 팁이 없었던 업소들까지 팁을 요구하기도 하고, 태블릿 결제 스크린에서 자동으로 팁을 요구하는 문구가 나와 부담스럽다”며 “팁에도 인플레이션이 와 ‘팁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고 불평했다.

이와 함께 박 모 씨는 “식당들이 음식값에 세일즈 택스를 더해 팁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세일즈 택스를 붙이기 전 금액에 대해 팁을 붙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뭔가 속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배희경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