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속 정당보다 지역사회 대변하는 일꾼이 중요”

2023-09-20 (수)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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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선 도전 캐시 트랜 VA 주 하원의원

▶ 보트 피플 출신, 첫 아시안 여성 의원

“소속 정당보다 지역사회 대변하는 일꾼이 중요”

지난 11일 본보를 방문한 버지니아 주 하원 캐시 트랜 의원(민주)이 한인들의 지지를 당부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생후 7개월 때 보트를 타고 베트남을 떠나 17개월 만에 미국에 왔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가족이 미국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희망(hope), 기회(opportunity), 자유(freedom)를 찾아 미국에 왔다. 그리고 지금 다섯 아이의 엄마로서 이러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주 하원의원 4선에 도전한다.”

버지니아 주 하원 18지구(스프링필드·웨스트스프링필드·로턴) 민주당 캐시 트랜(Kathy Tran·45) 의원은 1980년 2살 때 난민(boat refugee)으로 미국에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으며 듀크대를 졸업하고 미시건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2014년 자녀 교육을 고려해 버지니아에 정착했으며 2017년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다섯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인 트랜 의원은 지난 11일 본보를 방문해 출마의 변을 밝히며 한인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소수계 이민자,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정계 활동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2017년 당선돼 버지니아 최초의 아시안 여성의원으로 리치몬드 주 하원에 입성했다. 당시 갓난아이를 안고 취임 선서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혼자서 다섯 명의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육아를 도와줄 부모님도 서부에 계셔서 거의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했다. 그러나 소수계 이민자로서 또한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성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다른 누군가 우리를 대신해주길 바라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했다. 이러한 진심이 전달돼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고 버지니아 첫 아시안 여성의원이 됐다.
그간 보건의료 확대, 여성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 보호, 공립학교에 대한 투자, 총기 안전, 저렴한 주택 공급, 환경 보존 등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보다 나은 버지니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시안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소수계 이민사회의 정치력 신장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버지니아에서 아시안 커뮤니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만큼의 정치력 신장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커뮤니티의 경우 서로 다른 정치 성향으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아마 한인사회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정당이 아니라 당면한 이슈다.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한명이라도 더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사회 현안을 이해하고 주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당은 중요하지 않다. 합리적인 아시안 유권자들은 상대방을 적대시 하지 않고 초당적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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