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시간·펜실베이니아 노동계에서 8년 전 클린턴보다 낮은 지지율
▶ 팀스터스 등 지지 불발… “트럼프 관세·이민 공약, 노동계에 어필”
미시간주에서 대선 유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로이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의 일부 경합주에서 노동자 표심을 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7일 "해리스 부통령이 노조에 가입한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같은 핵심 경합주 승리에 가장 큰 도전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까지 합해 러스트벨트 3개 주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지역이다.
남부의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인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러스트벨트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노조 가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민주당 대선 후보들보다 저조한 지지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더힐의 평가다.
2016년 대선 캠페인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우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노동계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2%포인트 차로 앞섰는데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이보다 낮은 9%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상황이다.
당시 대선 출구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노조원 가구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42%의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돌렸는데도 이들 주에서 패하면서 결과적으로 대선 승리를 넘겨줬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2020년 대선 출구조사에서 노조 가입 유권자의 56%로부터 지지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40%)을 넉넉하게 이겼지만,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리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노동계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점은 운수노조인 '팀스터스'와 국제소방관협회(IAFF)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지난 2008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팀스터스는 줄곧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으며, IAFF의 경우 2016년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캠프 여론조사원인 짐 맥러플린은 최근 팀스터스 조합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5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1%에 그쳤다면서 "그래서 팀스터스가 중립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노동계 표심 얻기에 고전하는 배경으로는 우선 평생 노조나 노동자들과 특별한 관계를 지속해온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많은 노조원이 갑작스레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한 해리스 부통령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 꼽힌다.
아울러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노조원들이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 남부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 공약 등이 노동계 표심에 어필하고 있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이 불리한 지점이다.
진보적 활동가이자 '미국의 미래를 위한 캠페인' 공동 책임자인 보브 보로사지는 "트럼프의 관세 및 이민 추방 메시지는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겼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
보로사지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흥, 일자리 아웃소싱 방지, 인플레이션 퇴치 등 노조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이슈를 강조해야 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들 이슈에) 집중하고 논쟁하고 이어간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