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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시아

2023-07-27 (목)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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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전자 업체 폭스콘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 북동쪽에 초대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만들어 납품하던 애플 노트북 맥북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스포츠 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중국 생산 비중을 15%로 줄이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생산 비중을 각각 36%, 30%로 늘렸다.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2년 동안 중국 내 생산 기지를 인근 아시아 지역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의 저임금 장점까지 사라지면서 탈 중국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제조업 임금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싸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14개 국가들을 ‘알타시아(Altasia)’라는 이름을 붙여 소개했다. 알타시아는 대안(Alternative)과 아시아(Asia)를 합쳐서 만든 용어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라는 의미다. 첨단 기술과 자본을 가진 한국·일본·대만, 금융과 물류의 싱가포르, 노동력과 자원을 조달할 수 있는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이 결속하면 충분히 중국의 대안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타시아 지역의 생산가능 인구(15~64세)도 14억 명으로 9억 5,000만 명의 중국을 훌쩍 뛰어넘는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알타시아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알타시아의 부상은 우리에게 두 측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위축되는 중국 경제와 안보적 측면을 고려해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한때 25~26%에 이르렀던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의존도는 올해 1분기 19.5%까지 하락했다. 중국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의존도를 더 줄여가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이참에 중국을 떠나는 한국 기업의 리쇼어링과 외국 자본의 한국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규제 혁파와 노동 개혁, 세제 지원 등으로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매력 국가’로 만들어가야 한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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