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착한 마음, 악한 마음

2023-07-14 (금)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정신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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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마음’을 가장 중요시여기고 있다. (법구경)에서,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마음속에 악한 일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도 또한 그러하리라. 마음속에 착한 일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도 또한 그러하리라”라고 했다.

세계 제일 부자 일론 머스크는 기자들에게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자기보다 더 부자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푸틴은 러시아 대통령으로서 일 년 봉급이 아마 15만 달러쯤 될 것이다. 푸틴은 사업가는 아니다. 그런데 세계 제일 부자가 된 것을 보면, 푸틴은 돈 버는 데 있어서는 귀신처럼 아주 천재인가 보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펫도 거대한 부자이다. 사업가들이다. 이분들은 엄청나게 많은 돈을 사회에 기증하고 있다. 그런데 푸틴은 사회에 돈을 기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지 않는다.


붓다는, 살생·도둑질·사음·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계율을 지키면, 죽은 후 하늘나라나 인간으로 좋은 복을 갖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계율을 어기면, 죽어서 지옥에 간다고 말했다. 예수도 거의 같은 말을 했다. 마태(19:18)복음에, 예수는 “네가 천국에 들어가고 싶으면, 살인·간음·도둑질·거짓증언을 하지 말라. 그리고 부모를 공경하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천국에 들어가고 싶거든 계명을 지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착하고 선한 마음!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예수가 말한 살인·간음·도둑질·거짓증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선하다면! 이웃을 네 몸 사랑하듯 사랑할 수 있으리라.

푸틴은 기독교 신자이다. 푸틴은 예수를 믿고 있으니까,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천당에 간다고 믿고 있을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지만 예수가 하라는 계명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는다면, 예수가 천당에 들어가게끔 해줄까? 푸틴뿐만 아니라,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많은 독재자들은 계명을 지키지 않고 있다.

푸틴의 마음은 선한가? 선해 보이지 않는다.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야당인사들은 암살당한다. 푸틴을 비난하는 언론인들은 죽는다. 푸틴에 협조하지 않는 장군들은 하나둘 사라진다.

푸틴의 ‘욕심’은 한이 없는 것 같다. 옆 나라 우크라이나를 먹어버리겠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를 무차별로 폭격을 가하고 있다. 수많은 민간인들이 폭격을 당해 죽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길을 헤매고 있다.

젊은 나이의 군인들이 전선에서 비명(非命)으로 죽어가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더 죽어가야만 한단 말인가?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하는데⋯.
이제 푸틴도 70이 넘었다. 어느 땐가는 죽을 것이다. 인과응보에 대해서 알고 있겠지. 자기 사후(死後)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만도 한데.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정신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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