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896년 신문 기사 보고 벽지색 추정…색 입히기 시작”

2023-06-25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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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혜 교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서 복원 과정 강연

“1896년 신문 기사 보고 벽지색 추정…색 입히기 시작”

문화재청 전문위원으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에 참여했던 최지혜 교수가 21일 워싱턴 DC의 공사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흑백사진으로만 남아있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실내 모습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었을까. 문화재청 전문위원으로 공사관 복원에 참여했던 최지혜 국민대 교수는 지난 21일 워싱턴 DC의 공사관에서 열린 전문가 강연회에서 130년 전의 모습을 재현한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1893년에 촬영된 흑백사진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벽지나 소품의 색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던 가운데 1896년 한 신문에 실린 대한제국공사관에 대한 기사에서 벽지 색이 ‘비비드 그린’(vivid green)이라고 묘사된 것을 발견해 이를 바탕으로 흑백 사진에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또한 1901년 ‘주미공사관물품기’를 통해 물품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 교수는 “1889년 ‘고종승정원일기’에서 박정양 공사는 공사관을 개설하는데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화려하게 할 것은 없다 해도 전적으로 검소하게만 할 수도 없었다면서 물가가 높아 비용을 많이 들여도 물품들이 오히려 열악하다고 보고했다”며 “제한된 예산으로 적절하게 꾸미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물관이 즐비한 워싱턴 DC에서도 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역사적인 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건물 외관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던 가운데 한국정부에서 구입해 박물관으로 재단장하면서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충실히 복원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교수는 이날 강연회에 이어 30여 참석자들과 함께 공사관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어렵게 구입한 가구, 직접 제작한 소품, 벽지, 카펫 등 생생한 ‘실내장식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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