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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영혼의 친구

2023-06-01 (목)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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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전에 읽었던 삼손 신드롬(Samson Syndrome)이 라는 책이 있다. 삼손 신드롬이란 말은 이는 삼손같은 유형의 사람이 지닌 증세를 뜻한다. 이 책은 마크 에터베라라는 사람이 저술했다. 삼손은 분명 성경에서 가장 강한 남자, 마쵸맨이었다. 젊고 잘생기고 강하고 용감하고 도도했던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던 그가 이 시대에 살았다면 아마 슈퍼스타, 운동선수, 또는 액션영화 배우가 되었을 것이다. 헌데 그는 강함과 동시에 여러 면에서 가장 취약한 남자 였다. 이 책의 저자는 수십년간의 목회사역 기간동안 만났던 강한 믿음의 남성들을 관찰하면서 강한 남자들이 빠지기 쉬운 공통적인 속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왜 강한 남자들이 실패하는가를 성경 속 인물인 '삼손'을 통해 밝히며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삼손은 힘이 천하장사로 그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재능이다. 헌데 삼손은 이런 천부적인 능력을 나라와 민족을 구하기 보다는 자신의 야망과 욕심을 얻는 일에 잘못 사용함으로 하나님과 민족의 기대를 저버렸고 위대한 존재로 완성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채 인생을 허무하게 망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에 그를 사용하셨다. 삼손은 다음과 같은 잘못들을 연속 범했다. 그는 울타리를 무시한채 규칙을 수시로 위반했다(Strong Men Tend to Disregard Boundaries.). 그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했다(Struggle with Lust). 사람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Ignore Good Advice). 자신의 힘과 지혜를 과신하며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과대 망상적 자아를
지녔다(Overestimate Their Own Cleverness). 그는 쉬이 화내며 이를 무기로 여겼다(Use Anger As a Tool). 안해도 좋을 모험을 했다(Take Foolish Risks).

배우자를 귀히 여기지 않았다(Struggle with Intimacy).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너무 당연히 생각했다(Take Too Much for Granted). 그는 자신에 매여큰 그림을 보지 못했다(Lose Sight of the Big Pictures). 헌데 이들 외에도 삼손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또 있었다. 그것은 그에게 같이 살고 같이 죽어 줄 친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 둘러 쌓였지만 늘 외롭고 혼자였다. 헌데 안타깝게도 삼손자신은 이런 문제점들을 잘 몰랐다. 스스로를 강하다 여겼기 때문이다.


삼손은 이런 증세들을 한꺼번에 겪은게 아니라 하나씩 겪었다. 그는 막장 드라마같은 삶속으로 한걸음씩 빠져 들었다. 헌데 기이한 것은 삼손 혼자의 힘으로 그런 삶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렵고 지혜가 필요할 때 위로 격려하고 도와주고 조언해 줄 친구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에게는 친구, 멘토가 없었다. 성경의 큰 인물들은 개인 재능과 역량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함께 기도해 주고 도와줄 벗들로 인해서 위대함의 반열에 올랐고 주님께 사용되어졌다. 모세 곁에는 형이자 대언자인 아론이 있었다. 여호수아 곁에는 평생지기인 갈렙이 있었다. 바울에겐 바나바, 디모데, 실라, 누가등이 있었다. 헌데 삼손은 그의 곁에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지도자로서의 힘들고 거친 여정을 자신의 힘과 재능을 의지하며 이리저리 부딪히고 떠돌아 다녔다. 그리곤 혼자됨의 혹독한 댓가를 치뤘다.

인생은 믿음, 은사, 힘, 의지가 있어도 삶의 여로에서 부딪히는 도전과 위험들을 홀로 감당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인생이란 바다는 혼자 항해하기에 결코 쉬운 곳이 아니다.

우리들은 하늘을 향해 함께 순례하는 영적 동반자들이다. 주의 일을 위해 서로를 사랑과 기도로 점검해 주는 영혼의 친구들이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강함과 약함도 같이 나누는 믿음의 지체들이다. 오늘같이 힘든 때 우리들은 서로에게 기둥같은 존재들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나를 위해 일하는 세 사람보다 나와 함께 일하는 한 사람이 낫다”고 말했다. 바울은 빌2:2에서 “마음을 같이 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합하여 한 마음을 품으라” 권한다.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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