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 어머니 은혜를 기리며

2023-05-03 (수)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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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초 일본의 어느 일류대학교 졸업생인 한 청년이 한 회사 직원 공채 시험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합격자들 면접시험을 치는 날, 상무, 전무, 사장 세 사람이 면접 지원자들에게 여러 가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사장은 이 청년의 지원서 등을 한참 보고 난 후 “시험점수가 좋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고 …”, 사장은 이런저런 질문 후에 “어머니 목욕을 시켜드리거나 발을 씻겨 드린 적이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청년은 무척 당황했고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한 번도 없었습니다. ”,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 드린 적은 있었나요?”,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사장은 무언가 귓속말을 나누는 것이 보였다, 면접 시간이 끝난 후 상무가 청년을 따로 불러 이렇게 말한다.

“ 사장님의 특별 지시사항입니다 ,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여기에 오십시오,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내일 오기 전에 꼭 한번 어머니 발을 씻겨드린 후에 사장님을 방문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


청년은 꼭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며칠 안되어 사망했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를 키웠다, 도쿄 최고의 명문대학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아들에게 한 적이 없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다.

어머니는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었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발바닥이 손에 닿는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복받쳐 오르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한쪽 어깨에 부드러운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졌다. 아들은 어머니의 발을 다 씻겨 드린 후 어머니의 발을 끌어 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 했다.

이튿날 청년은 약속한 회사 사장님을 만났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크나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시겠습니다. 제가 지원한 회사가 어떠한 회사인지 철저히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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