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잘못 속히 고치고 약속을 이행하라

2023-04-20 (목) 한재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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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숙해 간다. 그래서 나이는 못 속인다 했다. 사람도 그런데 단체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바르게 지키며 가장 법치를 중요시 하는 미국에 살고 있다.

더 나아가 뉴욕이란 세계의 수도에서 살고 있다. 공부하러 왔든, 이민을 왔든 나름대로 자기 위치를 잘 지키어 왔다. 그래서 이만큼 한인사회를 키워왔고 든든히 세워져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늘 실망스러운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단체는 그냥 선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건전한 생각과 법치를 지키며 헌신의 결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몇 사람이나 바르지 못한 생각을 가진 자들이 이를 좌지우지 하여 바른길을 뒤죽박죽으로 만들면 말이 안 된다.


요사이 한인사회가 언제부터인가 질서를 지키지 않은 모습들을 보이곤 한다. 특히 단체일수록 공인된 약속은 끝까지 지키는 것이 질서요 법이며 더 나아가 성숙해 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한인회의 일은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 될 사항이 아니다. 오늘의 뉴욕한인회가 하루아침에 솟아오른 죽순 같은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희생과 헌신의 밑 걸음위에 든든히 세워져 왔는데 어찌 엉뚱한 방향으로 가려하는지... 한 대로 끝나지 않고 두고두고 온 세대로 이어져야 할 단체이며 바른 법질서 위에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개인의 취향이나 입맛에 맞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 아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50년이 넘은 한인사회의 역사에 얼마나 수고와 땀을 보탰는가? 그래서 지도자를 세울 때 양심이 있고 법을 바르게 지키는 자를 세워야 한다. 금번 우왕좌왕 하는 일이 오히려 한인사회를 바르게 세우고 바른 일꾼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훈으로 삼자.

잘못을 알면 된다. 혹자는 잘못을 해놓고도 잘못인지도 모른다. 잘못이 지적되면 빨리 고치고 또 약속을 했으면 속히 이행하여 바른길로 가는 것이 정의요 성숙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의 일기는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종말이 올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중요한 것이다. 내 후손들이 역사를 볼 때 무엇이라 평할 것인가를 헤아리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100년을 넘기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것을 알면 엉뚱한 생각을 버리고 바른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한국인의 잘못된 고질병을 되풀이 하지 말자.

한인회뿐 아니라 모든 조직이 다 그렇다. 아니 개인생활도 어그러진 길로 가면 무서운 결과를 맞게 되고 고스란히 결과가 자기에게 돌아온다. 왜들 오늘만 생각하고 내일을 보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지도자가 되지 않을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고스란히 다른 사람이 덤터기를 쓴다. 역사는 냉정하다. 그래서 역사를 보며 알고 살아야 한다. 특히 잘못을 알면서도 자기 유익을 위해 고집을 부리면 엄청난 피해가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자기를 다스리고 가정을 바르게 세우고 희생의 정신이 있어야 지도자로 자격을 가지게 된다. 국가에서 작은 단체에 이르기까지 아니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는 이권을 위해서 일하는 자가 아니라 헌신과 바른 세움을 위해서 일할 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과거에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았는지 그가 머무른 자리를 보아야 한다. 오늘까지 많은 사람들이 저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제부터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가도록 지도하고 인도해야 한다. 그럴 때 바른 성장과 더불어 깊은 뿌리를 내리게 된다.

윤동주의 시처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단체가 되고 개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사심을 버리고 공의를 위해서 그리고 먼 훗날의 후배들의 뜰을 위해서 남다른 희생과 헌신을 통해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자. 그러기 위해서 잘못이 지적되고 알면 즉시 고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을 벗는 어른스런 모습을 보고 싶다.

<한재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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