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8년 원불교열린날 28일
2023-04-20 (목)
정태수 기자
불교의 연중 최대명절은 부처님오신날, 즉 석가탄신일(음력 4월8일)이다. 한국 중국 등 북방불교권이든 태국 미얀마 등 남방불교권(베삭절)이든 마찬가지다. 맑고 향기롭게 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하다 13년 전 원적에 든 법정 스님은 생전에 수행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위없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로 거듭난 날(성도재일, 음력 12월8일)을 최대명절로 기려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적이 있다. 하지만 오랜 관습으로 굳어진 초파일 혹은 석탄일의 아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원불교의 최대명절은 4월28일 대각개교절이다. 원불교열린날로도 불리는 이날은 교주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년 5월 5일 - 1943년 6월 1일)가 20여년간의 치열한 구도끝에 깨달음을 얻고 원불교를 창시한 날(1916년 4월28일)이다. 대종사의 탄생일 5월5일은 매년 4월1일부터 5월5일까지 이어지는 대각개교 경축기간의 마감일과 겹쳐진다. 이를 두고 원불교 누리집에서는 “원불교는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일보다 대각일을 제1의 경축일로 하고 탄생기념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원불교의 중요한 특색으로 탄생의 의미보다 대각의 의미를 더 중요시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4월28일은 원기 108년 ‘다 같이 다 함께’ 원불교열린날이다. 12년을 1회(會)로, 3회에 해당하는 36년을 1대(代)로 규정하는 원불교식 시대구분에 따르면 올해 이날은 3대를 마무리하고 4대를 시작하는 뜻깉은 분기점이 되는 날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에 해당하는 나상호 교정원장은 이번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4대에는 환생(환경과 생명)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RE100)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오는 2030년까지 한국내 모든 교당의 전기소비를 제로(0)로 낮출 것이고, 자살예방을 위해 성직자의 절반 이상을 생명존중 전문가로 양성할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해외포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불교는 대각개교 경축기간은 물론 평소에도 작은 일이라도 소속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자비실천에 역점을 둬왔다. 북가주의 경우 코로나19가 덮치기 직전 해인 2019년 대각개교절 기념법회 뒤 샌프란시스코교당 이성하 교무와 신도들이 오션비치로 이동해 청소봉사를 한 것, 버클리교당 교무를 지낸 조태형 교무가 산호세지역에서 개척교당 불사를 추진하는 한편으로 한인회와 손잡고 태극권을 무료지도한 데 이어 수선회 선방에서 토요일 오후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무료 명상교실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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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