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깊은 겨울에

2023-03-13 (월) 임영실 91세/스태튼아일랜드 성인데이케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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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바람은
제법 차가운데
노랗게 말라버린 풀 향기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푸름을 떠나보낸 들녘은
초연히 가을을
탓하지 않고

빈 하늘의 하얀 조각달은
시간도 잊었나 보다


세상을 이별하는
이들 위해
나무들은 하늘에 닿아
천상에 다리를 놓고

낙엽들은 땅 위에
노을진 길을 드리웠다
소리없이 들려주는 의미는
보이지 않게 다녀간
님의 흔적

결국 비어진
내마음에 2022년 가을은
무엇으로 남았는가?

<임영실 91세/스태튼아일랜드 성인데이케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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