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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깨끗한 손

2023-03-02 (목)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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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을 처음 만날때 그의 손을 주의깊게 본다. 나에게는 용모와 맵시못지 않게 손도 아름다움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손은 그의 삶, 직업, 성격을 보여주는 마음과 삶의 거울이 된다. 나는 반듯하고 이쁜 손이다고 느껴지는 손을 보면 우정 좋은 말을 건네곤 한다. 집사람을 처음 소개받고 만났을 때 나는 거의 한 눈에 반했었다. 헌데 집사람이 한 눈에 들어왔던 여러 요인들중 하나가 손이 길고 가늘고 이뻐서였다. 해서 만날 때마다 손을 몰래 오랫동안 응시했었다. 물론 지금은 살아온 세월의 길이, 삶의 무게만큼 손상태가 많이 변하고 상했다.

손은 몸의 지체들 중에도 인간의 뜻과 의지를 수행하는 대표적인 지체로 우리나라 말에는 손을 빌어 표현된 말들이 참 많다. 어떤 일에 관여할 때 ‘손 댄다’고 하며 일을 잘 꾸미거나 행하는 것을 ‘수완이 좋다’고 한다. 일을 처리하기가 별로 힘들지 않는 것을 ‘손 쉽다’고 하며 분주하고 바쁠 때는 ‘손이 모자란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혼내줄 때 ‘손 봐준다’고 하며 관계를 끊을 때는 ‘손을 뗀다’고 말한다. 또한 누군가에게 잘못해서 용서를 구할 때는 ‘손이 발이 되도록 빈다’고 말한다. 혹 위의 말들의 의미를 바꾸지 않으면서 손을 대신해서 삽입할 수 있는 몸의 지체들이 있을까? 손이란 말 자리에 눈을 대입해 보시라. 예컨대 ‘손 댄다’라는 말에 눈을 사용해 보는 것이다. ‘눈 댄다’라는 말이 의미있게 다가올까? 또한 ‘손 쉽다’라는 말에 발을 사용해 보시라. ‘발 쉽다’라는 말이 이해될까? 의미는 커녕 문장자체가 구성안될 것이다. 그만큼 삶과 활동에 손의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 고대 철학자 아낙사고라스는 ‘인간이 모든 동물중에서 가장 지혜로운 이유는 손을 가졌기 때문이다’고 했고 미국 사상가 에머슨은 ‘손은 도구 중의 도구요 정신은 현상 중의 현상이다”했다.

성경은 사람의 손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언급하되 손이 깨끗할 것을 권한다. 특히 주님을 경배하고 그분께 진심으로 예배드리려는 자들은 꼭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시 24:3,4절에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는..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거짓 맹세치 아니하는 자”라고 했다. 여호와의 산은 주님을 경배하는 모든 거룩한 장소를 뜻한다. 손은 하나님 앞에서의 행위이고 마음은 내면의 거룩함이고 말은 진실함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손이 깨끗하다는 것은 손의 위생적 청결이라던가 모양새가 가늘고 길고 희고 손마디가 이쁘고 하는 등의 외적 깨끗함, 아름다움이 아니라 주님보시기에 행위가 순전하고 흠이 없음을 뜻한다. 행실이 거룩하고 신실하다는 것이다. 물론 선한 행실은 마음의 성결함에서 연유한다. 우리가 토해내는 말과 드러내는 행위들은 전부 마음에서 연유한다. 속에 있는 것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마음이 청결하고 거룩치 아니하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표현해도 그 행실이 정결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울 수 없다. 혹 그렇게 보인다면 그것은 그저 외식이며 가식일 뿐이다.


주님과 역사 앞에 크고 위대하게 새겨지는 일들은 아무렇게나 혹은 우연히 발생하는게 아니라 정교하게 계산되어 일어난다. 우리들이 의식하던 못하던 범사에는 시작과 과정이 있고 그에 따른 결과가 있다. 지각과 손으로 선한 일을 행치 않는다면 아름다운 작은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던 가능하신 하나님도 당신 입으로 말씀하신 것들을 손을 통하여 이루신다. 대하 6:15에, “주께서 주의 종 내 아버지 다윗에게 허락하신 말씀을 지키시되 주의 입으로 말씀하신 것을 손으로 이루심이 오늘과 같으니이다” 했다. 선하고 깨끗한 손에는 열매가 있고 그 열매는 종내는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개인이건 공동체이건 위대함과 성공의 이면에는 깨끗한 손, 선한 행실이 꼭 있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성령과 말씀, 기도 안에서 손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지켜나가자. 우리들이 구원을 얻은 것은 예수 안에서 깨끗한 손으로 선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고 굳게 잡아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10:23.24절)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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