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자투고 -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바란다 2

2023-02-23 (목) 김기용/1.5세·플러싱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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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없는 자에겐 미래도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굉장히 유명한 명언이다.

그런데 이번 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1.5세 한인이자 30대 후반의 일반시민으로서 보기에도 불공정과 몰상식의 역사를 되풀이하는 지난 날을 보는 것 같아서 큰 우려가 된다. 또한, 오랜만에 한인회장 경선이 치러져 한인으로서 처음으로 한인회장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기를 기대했는데 물거품이 되다니 아쉬움이 크다.

내심 한인회장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우리 한인2세들이 한인 1세들의 큰 자랑이 되기를 소망했는데 상대 후보를 일방적으로 탈락시키고 단독 후보로 한인회장에 선출된다니 공정성에 큰 의심이 가고 상식적으로 의구심과 우려가 든다.


첫째, 선거규정 회칙개정의 문제는 누가 봐도 한인사회 전체의 의견을 묻는 총회인준을 피한 편법 개정이라 보이는데 왜 이런 부끄러운 일을 한 건지? 이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헌법을 임의로 고치고 국회 인준을 받지 않은 것과 같은 비민주적이고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일이 아닌지?

법과 규정을 좁게 보고 상대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쓰기보다는 차기 한인회장 후보로서 규정을 폭넓게 적용해서 화합을 유도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둘째, 김광석씨가 제출한 역대 회장들의 확인서와 여러 역사 기록물들을 전부 참고기록일 뿐 정식 기록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건 이민 1세대들의 피눈물어린 희생의 역사를 모두 무시하고 잊겠다는 몰상식한 일이 아닌지? 우리 한인 2세가 한인 1세대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스스로 부정하는 부끄러운 일이 벌어진게 아닌가 참담한 심정이다.

셋째, 지금까지의 역사와 관행으로 볼 때, 한인회 총회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플러싱에서 해왔는데, 사람들이 모이기 불편한 맨하탄에 한인회장 후보 인준 총회를 연다고 하니 이 또한 한인 1세대들을 배제하기 위한 일이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한인 2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1세대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왜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지, 차라리 회장 인준 총회를 플러싱 뿐만 아니라 맨하탄과 한인이 많이 모이는 뉴저지 한인타운에서도 동시에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와 관행을 무시하고 편파적으로 한쪽에만 유리하게 법과 규정을 해석해서 일을 처리한다면 한인사회에 분열의 상처만을 남기게 되는 일이다. 진정 차기 한인 리더로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편법적으로 한인회장이 되는 것보다 한인사회의 지지를 받아나가는 게 오히려 크게 성공하는 길이 아닌가? 아무쪼록 정당한 투표를 통해 한인회장을 선출하기를 기대한다.

<김기용/1.5세·플러싱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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