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바람은 묻는다

2022-12-12 (월)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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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잎 나무들은
굳세게 버티고
대부분 나무들은 낡은
옷을 벗어 버리고
겨울 준비를 마쳤다.
산책길
세찬 바람은 등을 떠밀고
운동복 바지 속에
파고들어 찌른다.
바람은 말한다.
인간들아,
겨울 날 준비는 마쳤느냐
어느 동네는 전쟁 때문에
어느 동네는 역병이
아직도 돌고
어느 동네는 땔감 때문에
이 걱정 저 걱정으로
대답을 못 하자
불쌍한 인간들아
서로 다투지 말고
서로 돕고 살 수 없는
거냐고
바람은 다시 묻는다.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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