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렌 컬프의 끝없는 추락...전 리퍼블릭 경찰국장, 10년전 부실수사로 거액 보상금 초래

2022-12-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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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컬프의 끝없는 추락...전 리퍼블릭 경찰국장, 10년전 부실수사로 거액 보상금 초래
시골 경찰국장 출신으로 워싱턴주 주지사선거와 연방의회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잇달아 낙선한 로렌 컬프가 어린이 성적학대 사건을 엉터리로 수사해 페리 카운티가 성인이 된 피해 여성에게 27만5,000달러를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3년 피해여성(당시 17세)은 의붓아버지에게 12년간 성적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경찰에 고발했지만 리퍼블릭 시 경찰관이었던 컬프와 페리 카운티 셰리프대원 탤런 벤투로가 피해여성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여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여성 조부모의 진정에 따라 사건을 인계받게 된 이웃 벤튼 카운티 셰리프국은 2015년 의붓아버지 로이 무어로부터 자백을 받아내 그를 아동강간, 성적 박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무어는 67개월 징역형을 복역한 후 2019년 석방됐다.


금년 26세인 피해여성은 거의 10년을 끈 송사 끝에 보상합의를 받아내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아님이 입증됐다며 “컬프를 고발했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지난 2020년 주지사선거 때 컬프의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컬프는 2014년 피해여성에 대한 조사보고서에서 자신과 벤투로 대원은 의붓아버지 무어의 무고함을 믿는다고 밝히고 “피해여성이 수사관과 눈을 맞추려하지 않고 발을 질질 끄는 등 언행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여성에게 무어가 어차피 구속됐으니 사실을 털어놓으라며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컬프는 법원이 발표한 보상합의서의 피고인 명단에서 자기 이름이 삭제됐다며 이는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동안 내 이름이 진흙바닥에 뒹굴어 다닌데 대한 명예보상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졌다.

피해여성 측의 빌 길버트 변호사는 송사가 9년만에 중재에 따라 합의로 끝났지만 27만5,000달러라는 적지 않은 보상금은 컬프를 포함한 피고인들이 부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컬프가 무죄를 주장하는 행태가 가소롭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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