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엘리스 살해 경관 싹수도 없었다”...타코마경찰국, 임용 재고하라는 경찰아카데미 권고 무시

2022-11-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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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타코마 흑인 매뉴엘 엘리스(33)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눌러 질식사시킨 티모시 랜킨(34) 경찰관은 훈련생 시절부터 자질이 의심돼 경찰아카데미가 타코마경찰국에 그의 임용을 재고토록 권고했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랜킨은 범죄용의자에 대한 살상무기 사용여부를 판단하는 훈련과정의 화상 테스트에서 훈련생 30명 중 유일하게 권총을 발사했다. 교관들은 영상의 용의자가 무장도, 생명에 위협적이지도 않았다며 랜킨의 총격이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타코마경찰국은 아카데미 측의 권고를 무시하고 2019년 1월 랜킨을 임용했다. 그는 6개월간의 내근 후 순찰부서에 배치된 7개월간 용의자의 목덜미를 ‘숨을 못 쉴 정도로’ 두 차례나 무릎으로 짓눌렀고, 결국 임용 1년 2개월 만에 엘리스의 죽음을 초래했다.


랜킨은 2019년 12월 한 주민으로부터 남녀가 싸운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아카데미 동기생인 매사이 포드 경관과 함께 출동, 남자를 완력으로 불문곡직 제압한 후 그의 목덜미를 무릎으로 눌렀다.

하지만 이들 남녀는 싸운 것이 아니라 서로 야유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남자는 숨을 쉬지 못해 죽을 뻔 했다며 타코마 시를 상대로 50만달러 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로부터 채 석달도 지나지 않은 2020년 3월 랜킨과 포드는 엘리스를 폭행혐의로 체포하던 동료경찰관들의 지원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고, 랜킨은 이내 엘리스의 등에 올라탔다.

엘리스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두 번이나 호소했지만 랜킨은 “말할 수 있는 게 숨 쉴 수 있다는 증거”라며 무시했다. 엘리스는 몇 분 후 숨을 거뒀다. 엘리스 가족은 시를 상대로 3,000만달러 보상소송을 제기했고, 피어스 카운티는 이미 400만달러 보상에 합의했다.

아프간-이라크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무공훈장(퍼플 하트)을 받은 육군 제대병인 랜킨은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외상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범죄용의자를 대할 때마다 전장에서 죽어가던 동료병사의 모습이 떠올랐고, 자신도 그렇게 죽을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심리전문가들은 그의 말이 수긍할만 하다며 그에게 치유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랜킨의 임용을 재고하라는 경찰 아카데미의 권고를 받은 타코마경찰국이 그를 임용한 후 치유성의 별도 훈련과정을 실시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국 대변인은 새내기 경관들이 고참들로부터 현장실습을 통해 훈련받고 이를 완전히 이수해야만 경찰관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혔다고 시애틀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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