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사 매니언 승리, 새 이정표”...최초 여성이자 유색 인종 킹카운티 검사장으로 당선돼

2022-11-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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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시애틀 피자집서 개표 파티 “한인사회 감사한다”

“리사 매니언 승리, 새 이정표”...최초 여성이자 유색 인종 킹카운티 검사장으로 당선돼

한인인 리사 매니언 킹 카운티 검사장 후보가 지난 8일 밤 개표 결과가 나오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8일 실시된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리사 매니언 킹 카운티 검사장의 승리는 워싱턴주 선거 역사에서나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킹 카운티 검사장 선거는 1978년 이후 무려 44년만에 실시된데다 그동안 백인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리인 만큼 매니언 후보는 막판까지 피말리는 선거전을 펼쳐야했다.

이 때문에 선거 당일인 8일 밤 첫 개표 결과가 나왔을때도 매니언 후보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까지 매니언 후보는 55%의 지지를 받아 449%를 얻고 있는 상대 후보인 짐 페럴 페더럴웨이 시장을 11%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매니언 후보는 8일 밤 자신이 살고 있는 웨스트 시애틀 피자집 ‘탈라리코 피제리아’에서 열린 개표 파티에서 첫 개표결과가 나오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차이로 리드를 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소중한 선물이다”면서 유권자와 선거캠페인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를 전했다.

매니언 캠페인측은 상대 후보측의 흑색 선전에다 시애틀지역 최대 언론사인 시애틀타임스가 짐 페럴 후보를 지지하면서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매니언측은 이같은 악조건에다 백인 남성이 줄곧 검사장을 해온 이 자리에 첫 여성 검사장을 도전하는데다 유색인종인 점 등을 들어 이겨야 4% 이내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개표 파티를 했던 짐 페럴 페더럴웨이 시장측은 4% 정도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뜻밖의 결과가 나오자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애틀타임스는 댄 새터버그 현 검사장을 포함해 수석보좌관으로 그를 15년 이상 보좌해온 리사 매니언 후보가 같은 지휘계열에 있으며, 이들이 4,000건이 넘는 중범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짐 페럴 시장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워싱턴주 민주당측은 리사 매니언 후보를 지지했으며 공화당에서 10년 전 민주당으로 당을 바꾼 페럴 시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자료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댄 새터버그 킹 카운티 검사장을 비롯해 목수 노조원, 유권자 등 다양한 인종과 계층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표 파티에서 매니언 후보가 첫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제히 탄성을 지르고 박수를 보내며 “킹 카운티의 사법정의를 이루는 최적임자가 당선됐다”고 환호했다.

킹 카운티는 현재 인구가 234만명에 달해 미국내 3,143개에 달하는 카운티 가운데 인구기준으로 12위에 달하는 거대 지방자치단체이다. 킹 카운티 검사장은 연간 예산만 8,000만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검사를 포함해 전체 직원 600명을 거느리며 카운티내에서 발생한 중범죄 등에 대한 기소와 수사 등을 맡아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킹 카운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에서의 승리한 한인은 샘 조 시애틀 항만청 커미셔너가 유일하고 매니언 후보가 두번째이다.

한인 어머니를 둔 매니언 후보의 당선은 한인 커뮤니티로서도 큰 영광이자 승리이다.

매니언 후보는 “어렸을 적 헤어진 어머니를 25년 동안 보지 못하면서 자라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인사회에 인사를 드리게 됐고, 많은 도움을 받는 만큼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리사 매니언 후보는 1960년대 후반 서울 근교 미 육군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국인이었고, 아버지는 백인 미군이었다. 매니언의 친할머니는 한국인 며느리가 백인이 아니고 영어가 서툴다며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고 어느 날 옷가지만 챙긴 가방만 주고 집에서 쫓아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매니언과 오빠는 25년 동안 어머니 얼굴을 보지 못한 상태로 자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매니언 어머니는 덴버에 살고 있으며 매니언과도 이젠 자주 왕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니언 후보는 현재 재혼한 남편 페리 타랜트씨와 10대들인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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