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여성 911 통화녹음 공개돼...남편에 의해 생매장 위험에 처했던 레이시 한인여성

2022-1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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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 덕 테이프 붙여진 상태로 애플 워치로 신고해

<속보> 한인 남편에 의해 생매장 위기에 처했던 레이시 한인 안영(42)씨가 911에 전화 신고를 했던 당시 녹음이 공개됐다.

하지만 당시 신고는 애플 워치를 이용해 이뤄졌고, 입에 덕 테이프가 붙여져 내용을 알아듣기 힘든 상태였다.

워싱턴주 서스턴카운티 당국은 3일 피해자 안씨는 지난 달 16일 자신의 레이시 집에서 남편 안채경(53)씨로부터 입과 발 등이 덕 테이프로 감기는 폭행을 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애플워치를 이용해 911에 신고를 했다면서 녹음을 공했다.


당시 911신고를 받는 요원이 ‘헬로우’’내 말이 들리나요’ 등을 외치며 자세한 이야기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안씨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로 웅웅거렸다. 입에 덕 테이프가 붙여 있어 제대로 발음이 안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수사결과, 용의자는 남편 안씨는 피해자 안씨와 이혼수속중이었으며 돈 문제로 이날 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 안씨는 부인 안씨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지만 이를 어기고 1주일 한 번 정도씩 부인 안씨 집을 찾아 세탁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인 지난 달 16일 피해자 안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데리고 교회에 갔다 온 뒤 집 앞에 용의자 안씨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집 안에 있던 남편과 피해자 안씨가 ‘은퇴자금’문제로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안씨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남편 안씨가 ‘너한테 나의 은퇴자금을 단 한푼도 못준다. 돈을 주느니 차라리 너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둘 사이 싸움이 격화되자 남편 안씨는 방안에서 부인 안씨의 팔을 뒤로 한 채 덕 테이프로 감아 묶고 입과 다리는 물론 눈까지 덕 테이프로 감았다.


피해자 안씨는 남편 안씨가 잠깐 방을 나간 사이 애플워치로 911에 전화를 해 10분 정도 끊지 않고 웅얼거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 안씨는 이후 부인을 질질 끌고 자신의 차량에 태워 집에서 7마일 정도 떨어진 숲속으로 끌고 갔으며 그 사이 애플워치로 통화한 것을 눈치채고, 이를 망치로 박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 안씨는 숲에서 19인치 깊이의 구덩이를 판 뒤 부인 안씨를 밀어넣고 흙은 물론 나뭇가지 등으로 덮었으며 칼로 부인의 가슴을 찌르기도 했다.

피범벅이 된 상태였던 피해자 안씨는 탈출의 기회를 엿보다 몸을 흔들어 팔과 다리에 테이프를 떼어낸 후에야 눈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낸 뒤 남편 안씨가 잠시 자동차에 있는 동안 구덩이에서 나와 지난 달 17일 자정이 넘어 숲으로 달아났다.

숲에서 나와 인가를 발견할 때까지 20~30분 동안 내려온 그녀는 스테드먼 로드 SE에 주택에 문을 두드려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이 집 주인은 안씨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911에 신고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오전 7시 38분 산책을 하던 한 주민이 스테드먼 로드에서 약 200야드 떨어진 숲속에서 용의자의 차량을 목격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 오전 8시께 남편 안씨를 체포하고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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