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광부들 ‘기적의 생환’...봉화 광산사고 광부 2명 221시간 만에 걸어나와

2022-1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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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갱도서 비닐치고, 모닥불 피워 추위 견뎌내”

한국 광부들 ‘기적의 생환’...봉화 광산사고 광부 2명 221시간 만에 걸어나와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밤 11시께(한국시간)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사고발생 221시간 만에 무사히 생환해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 연합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4일 밤(한국시간) 무사히 생환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221시간 만의 기적이다.

두 사람은 119 소방당국에 의해 안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당국이 갱도 내 막혀 있던 최종 진입로를 확보함에 따라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께 고립됐던 작업반장 박씨(62)와 보조 작업자 박씨(56)가 갱도 밖으로 걸어서 나왔다.

이들은 케이블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제2 수직갱도 구조 경로를 통해 걸어서 지상으로 이동했다.

암석 덩어리로 뒤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마지막 폐쇄 지점 약 30m 구간이 예상과 다르게 20여m가 뚫린 상태였다고 구조 당국은 전했다. 뚫린 갱도에는 펄(토사)도 조금 있었다고 한다.

구조 당국은 “발견 당시 두 사람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조 지점은 두 광부가 사고 당시 작업을 했던 곳 인근이었다.

두 사람은 갱도 내에서 구조 당국의 발파 소리를 들으며 희망을 갖고 서로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구조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작업 투입 때 챙겨간 커피 믹스와 물을 먹으며 버텼으며, 다 먹고 난 뒤에는 갱도 안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신 덕에 생존할 수 있었다.


구출 당시 소방구조 대원 1명과 광산 구조대 관계자 1명이 공동으로 수색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부축을 받아 스스로 걸어나온 뒤, 구급차에서는 구급대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당국은 두 사람이 고립된 지점을 2곳으로 특정하고 그동안 생존 반응 확인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어려운 갱도 상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톤(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반장 박씨 등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에 119에 늑장 신고하고, 고립된 작업자 가족에게도 뒤늦게 통보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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