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가지 영예 따낸 중국계 여고생...다이앤 선양, 전국 학생시인 선정 이어 미국대표 토론팀 선발

2022-11-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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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뷰의 인터레이크 고교 3학년생인 다이앤 선(17)양이 ‘전국 학생시인’으로 선정된데 이어 미국대표 토론팀의 일원으로 뽑히기까지 과정을 시애틀타임스가 특집기사로 보도했다.

중국계 2세 이민자인 선양은 지난 9월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와 미국 계관시인 아다 리몬 등이 참석한 백악관 행사에서 자작시 ‘거의 용이 된 물고기 찜을 위한 레시피’를 낭송해 문학교수인 바이든 여사와 리몬 등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선양은 또 전국에서 선발된 10대 학생 12명과 함께 국제 토론대회에 나가 미국을 대표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워싱턴주 학생이 미국대표 청소년 토론 팀에 선정된 것은 2013년 이후 선양이 처음이다.


전국 학생시인 프로그램은 10년전 국립 박물관-도서관 연구원과 비영리기관인 청소년 예술인작가 연맹이 창설했다. 대표토론 팀은 14만1,000여명의 회원을 둔 전국 스피치-토론 협회가 매년 선정한다.

휴스턴에서 태어나 성장한 선양은 어려서부터 토론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토론팀에 가입했다. 중국 우한 출신인 그녀의 부모는 딸이 시도 때도 없이 토론을 걸어왔지만 자신들이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양이 중학교를 마쳤을 때 벨뷰로 이주한 부모는 인터레이크 고교의 토론 프로그램이 우수하다는 말을 듣고 다이앤을 전학시켰고, 그녀는 1학년때부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서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토론팀을 운영하는 인터레이크는 매년 100여명의 학생을 프로그램에 유치한다. 선양은 하루 2시간 이상 집에서 토론연습을 한 후 학교에서 별도로 팀 훈련을 받았다.

팀 코치는 선양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연습벌레라며 그녀가 많은 난관을 극복한 끝에 결국 자신이 설정한 목표였던 대표 토론팀에 선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선양은 자신이 시를 쓰는 것은 가족과 모국문화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특히 할아버지에게서 가장 큰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중국에서 편집자로 은퇴했고, 모든 장르의 문학을 사랑했으며 문화혁명 당시 책이 불태워지는 것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올해 전국 학생시인 대회에 출품한 작품 중엔 ‘할아버지와 함께 한 서예’가 포함됐다며 자신이 학생시인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할아버지가 한자로 축시를 지어 보내셨다고 덧붙였다.

선양은 시 쓰기와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히 정치와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대학에서 이들 분야를 전공한 후 법대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커뮤니티의 어른들로부터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청소년들이 정치분야에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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