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사울의 질투심’

2022-10-24 (월) 김창만/목사 ·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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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쓰러뜨렸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환호하며 다윗의 위업을 칭송했다. 여기서 불길한 예감은 드디어 현실로 다가 온다. 그날부터 사울은 질투하고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불길한 징조는 무명의 연주자였던 다윗이 사울의 심한 우울증 치료를 위해 사울의 집으로 불려 갈 때부터 시작된다.

섬뜩함마저 감도는 사울의 우울증은, 그가 언젠가는 자기가 불러들인 소년에 대해 피해망상을 가지게 되리라는 암울한 복선을 제시한다. 마음대로 제어되지 않는 질투심으로 가득한 사울의 마음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사울이 다윗을 해하려 할 때 마다 상황은 다윗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만다. 사울은 모든 것을 잃어가고 있다. 가족, 왕권, 이성까지.” (데이비드 울프의 ‘다윗’ 중에서)

하루는 “사울의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로다.” 라는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 사울이 분노하여 말한다. “왜 저들이 나에게 만만을 돌리고 다윗에게 천천을 돌리지 않는가.” 사울이 백성들의 유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분노한 것은 그의 인격이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가득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질투심은 인간의 마음을 급속히 황폐화시킨다. 황폐화된 사울의 마음에 악신이 자주 임재 하여 영적으로 괴롭혔다. 질투심이 가득 한 사울은 주변 측근을 아무도 믿지 못했고 성품이 거칠고 음침하게 되었다. 사울의 질투심이 마음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자 다윗을 살인하려는 의지를 품고 20년 이상 비참하게 살았다.

다윗의 인격은 어떤가. 상대방이 분노할 때 지혜롭게 그 자리를 피하는 것, 상대방이 질투할 때 온유 하는 것, 상대방이 하나님을 떠나 방종하고 오만함으로 처신할 때 겸손함으로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 죄 지었을 때 무릎 꿇고 참회하는 것은 다윗의 아름다운 인격이다.

인격은 삶의 지표다. 인격이 황폐하고 병들면 그 사람의 삶도 황폐하고 병든다. 내 마음에 누구를 향한 시기심이나 질투심이 숨어있으면 숨어있는 씨앗의 종류 그대로 인생의 열매를 맺는다. 타자와의 마주치는 나의 인격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라.

바로 여기에서 다윗의 성공하는 삶과 사울의 기울어지는 삶의 선명한 대조를 본다. 성경은 말한다. “깨끗한 자에게는 주의 깨끗하심을 보이시며 사특한 자에게는 주의 거스리심을 보이시리니.”

<김창만/목사 ·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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