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생명에 대한 경외감

2022-10-17 (월)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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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인류는 도구를 발명해서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현대의 인류는 우주 탐험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도구로 발전시켰다. 1997년 9월 지구를 떠난 무게 722Kg의 보이저 1호는 인간이 만든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먼 곳 우주 속에서 지금도 날아가며 2030년까지 지구와 통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도구를 손바닥 안에 갖고 있는 우리들, 하지만 때로는 그 도구들이 우리에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30여년 동안 질기게도 엉겨붙어 따라다니던 것들을 코비드 팬데믹으로 무빙세일을 못하고 끌고 왔다가 뒤늦게 모조리 정리 낚싯대와 부속도구들도 떼어 보냈다.

예전에는 낚시 바늘에 걸려 발버둥치는 물고기를 끌어올리며 그것을 손맛이라고 즐겼던 일이 언젠가 생명에 대한 경외감으로 다가와 그만둔 터였다. 이 땅에 움직이는 생명체들과 함께 우리들이 생명 유지와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얻으려면 다른 생명을 빼앗아 식물로 삼아야 한다.

살생을 금하는 불가에서 먹는 채소, 곡식, 과일 열매 역시 그 속에 생명이 잉태된 또 하나의 생명체이다.
오늘도 살기 위해 여상히 다른 생명체를 식물로 삼고 있는 나를 본다.

<김강식/뉴저지 포트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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