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공감은 생존기술이다’

2022-10-11 (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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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친절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친절함이란 대가를 치르면서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을 말한다. 찰스 다윈은 친절함을 납득하지 못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따르면 생명체는 다른 무엇보다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타인을 돕는 것은 그 명제에 맞지 않으며, 특히 남을 돕느라 자신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친절은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기술 중 하나다. 함께 협동하면 먹을 것을 쉽게 찾고 서로를 보호할 수 있으며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여러 방식으로 번성할 수 있다.“(자밀 자킬의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중에서)

공감이 있는 곳에 관계의 변화가 일어난다. 서로는 가까운 친구이며 격려자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가족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서로 공감할 때 긍정적인 관계를 이룬다. 사람과 사람을 끈끈하게 연결시켜주는 신비한 힘이 생겨 신뢰의 관계를 형성한다.

예수는 공감의 대가다. 예수는 사마리아 여인이 자신을 거부한 것과는 달리 이 여인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는 이 여인의 인격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여인은 예수님이 자신의 진정한 친구이며 이웃임을 곧 인지했다.


누구나 들어 올수 있도록 포용의 큰 원을 그려 놓는 것, 이것이 예수가 가진 공감력의 비밀이다.

외롭고 힘들어서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성큼 다가가서 베푸는 따뜻한 사랑의 말 한 마디, 친절한 손길 하나는 인간사회를 변화시키는 지진(地震)이 된다. 모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공감을 이룰 수 없다.

삭개오를 사회적 단절에서 살려낸 예수님은 구석에 모여 쑥덕거리며 비난하는 무리를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공감의 언어로 말했다, “삭개오야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존경하는 것, 더 나은 길을 투명하고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것, 마음의 방어벽이 걷힐 때 까지 인내하며 기다려 주는 것, 진정 의미 있는 삶의 길을 선택하도록 인격적으로 이끌어 주는 노력은 예수가 빈번하게 사용했던 공감의 원칙이다.

공감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공감은 누구나 키울 수 있고,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당신이 혼란한 다원적 가치관으로 흔들리고 있는 현대인의 분열된 정신과 영혼을 목도한다면, 혼탁하게 오염된 인간영혼의 공기를 환기하는 통풍기가 되라. 이 시대는 예수를 닮은 공감의 리더를 더욱 갈망하고 있다.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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