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틀랜드 여전히 ‘백인일색’ ...백인인구 비율 66.4% 차지…유색인종에 배타적 잔재 영향

2022-10-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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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 포틀랜드가 미국에서 가장 백인인구 비율이 높은 도시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분방한 문화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뿌리깊은 인종차별적 과거 잔재로 여전히 백인 일색의 도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0년 포틀랜드 거주자의 66.4%가 비히스패닉계 백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10년 전의 72.2%, 20년 전의 75.5%보다는 감소한 편이지만 미국 대도시 가운데 백인비율이 9번째로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틀랜드보다 백인비율이 높은 미국 도시는 피츠버그, 신시내티, 그랜드 래피즈, 버팔로, 미네아폴리스, 프로비던스, 루이빌, 세이트루이스, 컬럼버스 등으로 주로 미중서부, 북동부, 중부 지역에 있다.


인구통계 전문가들은 포틀랜드에 백인비율이 높은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지리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포틀랜드 주립대 도시계획과 교수 칼 애보트는 “포틀랜드에 아프리카계 인구가 매우 적은 이유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남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며“미국 역사 초기 이주 역사를 볼 때 동부해안과 남부지역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흑인이나 유색인종이 오리건주로 이주하지 못하도록 막는인종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과거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 관계자들은 포틀랜드의 정부형태가 지역대표제를 허용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존재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최근까지 포틀랜드 시의회가 대부분 백인남성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멜라니 빌링스-윤 차터 위원회 위원장은 “오리건주는 백인남성 중심으로 설계되고 인종차별 정책에 따라 건설됐으며 소수 민족에게 매우 비우호적인 도시였다”며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시작하고 인종차별적 법률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오래된 법률 유산을 볼 수 있고, 그중 하나가 정부 형태”라고 지적했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포틀랜드 흑인인구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비교적 변화가 없는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계속해서 흑인거주가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포틀랜드의 흑인거주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북부 및 북동부 지역 흑인인구는 13.5% 감소했다. 다만 포틀랜드에서 가장 유색인종이 많은 곳으로 꼽히는 워싱턴카운티는 일부 지역에서 흑인거주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틀랜드에서 성장하고 있는 인구는 라티노/히스패닉이다. 지난 10년 동안 포틀랜드 인구는 7만명 늘었다. 이 가운데 1만7,500명이 라티노/히스패닉이며 2만3,600명이 기타 유색인종이다. 2020년 현재 포틀랜드 인구의 11%가 히스패닉/라틴계이며 7%는 다인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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