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 묻지 마 폭행

2022-09-22 (목)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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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폭행’은 미국 특히 뉴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건으로 버스 정류장이나 전철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본인도 바로 동네 우리집 앞에서 당했다. 우리 차 앞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서 있는데 길 건너편에서 왁자지껄 큰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그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 청년이 중년여자를 밀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지거리를 하고 있었다.

나와 3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로 길 건너 쪽이다. 그때다. 그 청년이 갑자기 나에게 달려와 “ 왜 자기를 쳐다보았느냐 “ 며 내 가슴팍을 세게 밀어 뒤로 넘어져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때 내 아내가 그 모습을 보고 벌벌 떨며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차와 앰뷸런스가 달려와 머리의 상처를 사진 찍고 “병원에 가려느냐?” 경찰이 묻기에 “ 안간다. ” 고 했다. 당시 병원에 코로나 환자가 많아 거절하고 집에 올라 왔다.


나중에 안 사실은 중년 부인은 그의 어머니이고 그 청년 나이는 34살이고 중국인이다. 경찰에 바로 입건되어 연행 되었다. 그는 며칠 되어 풀려났는데 정신이 약간 이상하고 전날 술에 취했는데 아침까지 술이 안 깼다는 부모들의 진술이었다. 아마도 보석금을 내고 나온 모양새다.

일단 MRA를 찍어 보니 머리 순환이 늦다는 판정이 나왔고 그렇게 좋던 눈이 왼쪽 눈이 안보이기 시작 했다. 그 후 몇 가지 후유증이 일어났다.
한편 내가 그때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가 가슴을 밀었을 때 엉덩이를 살짝 그에게 댔으면 유도에서 흔히 쓰는 업어치기 기술인데, 유도 선수였던 나 아닌가? 난 그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얼마 후 그래서 찾은 곳이 변호사다. 수소문 끝에 한인 변호사를 선정하여 민사 재판을 걸었다. 그런데 목사로서 고민이 생겼다.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 여기에 해당 될까? 그 사이 병원비도 적지 않게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변호사가 물어왔다. 얼마를 요구 하느냐? 가급적이면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디 그렇게만 되겠는가? 여기에도 하나님의 깊으신 뜻이 계실 것이다.

오래 살다보면 소도 보고 말도 보고 즐거움도, 슬픔도 보게 된다. 일생을 살다 보면 꽃길도 있고 가시밭길도 만나는 것 아닌가? 총기, 묻지 마 폭행 사고로 수많은 생명을 잃는 나라, 그래도 총기를 버리지 못하는 이 나라가 아닌가? 역사가 총기를 쓰는 서부 활극으로 시작한 나라이니........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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