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푸틴 2차대전후 첫 동원령...우크라 장기전에 동원령 없다던 입장 바꿔

2022-09-21 (수)
크게 작게

▶ “나토가 핵위협해 모든 수단 쓸 것”책임전가

푸틴 2차대전후 첫 동원령...우크라 장기전에 동원령 없다던 입장 바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수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7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21일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했다.

러시아는 그러면서 서방이 러시아에 '핵 협박'(nuclear blackmail)을 가한다고 주장하며 유사시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동원령이 전면적이 아닌 부분적 동원령임을 강조하면서 “현재 예비역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소집될 것이며, 우선 군에 근무했고 특정 전공과 상응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건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분 동원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예비군 30만 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렘린궁 사이트에 게시된 부분 동원령에 따르면 동원된 러시아 국민에게는 계약제 군인의 신분과 급여가 주어진다.

계약 기간은 군역 상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군역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면 동원령 종료까지 유효하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방에 대해 "공격적인 반러시아 정책으로 모든 선을 넘었다"고 날을 세우며 서방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주요국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언한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그러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러시아도 다양한 파괴 수단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통합성이 위협받으면 우리는 분명히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엄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은 지금까지 지난주까지 동원령을 검토하지 않는다던 입장이 바뀐 데 대해 서방의 위협 탓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특별 군사 작전' 상황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며 "그는 우리가 실질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다른 여러 비우호적 국가들의 잠재적 군사력과 대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동원 대상과 시기에 대해서는 "30만 명이 한꺼번에 동원되진 않을 것"이라며 "동원 범주는 가급적 빨리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동원령에는 정해진 기간이 없다고 했다.

푸틴의 동원령에 대해 서방은 전날 개막한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일제히 주민투표를 추진한다며 일제히 규탄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