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망대 - 자국보호주의와 국제정치

2022-09-21 (수)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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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서명하면서 미국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던 한국의 전기차에 대한 혜택을 제외시켰다.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만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의 첨단산업 기술력으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한국은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기업들은 서둘러 미국내 공장을 지어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더욱이 대기업의 미국 이주는 국내 실업률을 발생시키고 국가 경제에도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첨단산업 이전을 유도하는 미국의 전략을 파악해야 한다.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독일과 일본에도 혜택을 주며 유독 한국만 제외시켜 미국내 공장 건설을 유도하는 것은 기술이전을 의미한다. 대만의 7조원 한국 투자를 끌어간 것도 미국이다.


첨단기술산업은 이제 국가경쟁력에 절대적 지표가 되었다. 전세계 1위를 달리는 한국의 첨단산업에 미국은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다. 한국의 기술력이 전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미국은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경제 2위로 떠오른 이후 중국봉쇄에 모든 국가전략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의 지나친 기술성장에도 제동을 걸어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때 일본이 세계경제 2위를 달리며 산업기술력이 급속도로 발전하자 각종 무역정책으로 버블경제의 몰락을 유도한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한국은 첨단산업 기술력을 자산으로 외교를 통해 한국의 국익을 끌어낼 수 있다. 미국과 윈윈정책을 추구하는 전략적 외교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1위의 첨단산업 기술력을 갖춘 한국에 주도권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세계 1위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갖고 있다. 세계유일의 초강대국 자리를 지키는 하드파워를 모두 가진 것이다. 결코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기술력이 경제력과 국방력을 좌지우지하는 진정한 하드파워가 될 것이다. 이미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군사무기 수출 2위에 올랐다.

코로나 이후 국제정치는 자국보호주의로 변했다.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와 곡류 수입에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전세계에서 가장 피해가 크다. 유럽연합은 유럽 공동의 발전을 위해 발족되었다. 그러나 유럽경제의 위기로 각자 자국보호주의로 돌아섰다.

대만을 방문하고 한국에 들른 펠로시는 지한파로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 문재인정부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에 박수를 쳤다. 미국의 실질적인 입법기관인 하원의장의 자리는 모든 법을 다룰 수 있는 자리다. 대통령 못지 않은 실질적인 파워를 갖고 있다.

그녀가 중국봉쇄 작전의 일환으로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둘러보고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녀의 손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관한 의제뿐 아니라 기술협력에 대한 긴밀한 사안들이 들려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동맹을 기술동맹으로 격상시킨 것에 대한 조치다.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는 발판으로 한미 기술동맹을 전략적으로 계획한 것이다. 한국의 첨단산업 기술력이 미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그러한 펠로시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패싱했다.

국제사회는 경제도 국방도 모두 외교력에 영향을 받는다. 인플레 감축법을 통과하기전 일본과 독일은 발빠르게 로비를 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중심에서 그들을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인 전세계 1위인 첨단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자국보호주의의 흐름을 간파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무능하고 무지한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대한민국의 국운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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