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투자이민 제도 재개...투자사기 등 논란에 이민 요건·관리 강화

2022-09-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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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운영이 중단됐던 미국 투자이민 제도가 최근 재개되면서 중국·인도 부유층이 몰리는 등 부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 법인에 최소 90만달러를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EB-5 프로그램은 2008년 이후 370억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이민자를 노린 사기 등 각종 탈법 논란에 휘말린 끝에 작년 6월 제도 연장을 위한 하원의 재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운영이 유보됐다.


당시 몰려든 해외 부유층으로 인해 영주권 발급 대기 기간이 거의 10년에 달했으며, 약 15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한 10만명 가량의 신청자들이 제도 중단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련 논란도 끊이지 않아 이 제도를 통해 뉴욕의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인 허드슨야드에 투자한 중국인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2020년 코로나에 따른 사업 손실로 개발사가 수익금 지급을 중단하자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투자이민자들을 속여 버몬트주의 한 생명공학 사업에 투자하도록 한 사기 사건과 관련해 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지난 달에는 뉴욕주 주민 2명이 투자이민 신청자들을 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연결해주고 영주권과 큰 수익을 얻게 해주겠다면서 2,70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인 사기 사건으로 기소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하원을 통과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한 새 법안은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회계감사와 현장 실사를 강화했다.

특히 일자리가 적은 곳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도시가 아닌 지방이나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투자할 경우 영주권을 조기에 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최소 투자 금액을 105만달러로 높이되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투자할 경우 80만달러로 낮춰주고 10명 이상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등 영주권 획득 조건을 강화했다.

이번 투자이민 재개는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부유한 중국인들이 중국을 떠나려 하거나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자이민 컨설팅업체인 '헨리 앤드 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올해 자금을 해외로 빼내려는 부유한 중국인들이 약 1만명, 이들의 자금 규모가 480억달러에 달하며, 이민을 하려는 인도인 부유층도 8,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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