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주술의 협력

2022-09-19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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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문장이 성립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바로 주어와 서술어이다. 목적어, 보어가 없는 문장은 있어도 주어, 서술어가 없는 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장의 형성은 주어와 서술어의 긴밀한 협력에 의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주어가 있으면 반드시 이에 연결되는 서술어가 있어야 하고 어떤 서술어가 있으면 반드시 이에 연결되는 주어가 있어야 한다. 또한 서로 연결되는 주어가 서술어는 논리상으로도 반드시 어울리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일러 주술(主術)의 협력이라 한다.” (박동규의 ‘새로운 시대의 문장강화’중에서)

주어와 술어가 느슨하게 연결되면 문장의 힘이 빠져서 의미가 잘 통하지 않는다. <수출실적이 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는 문장을 보라. 이 제시문에는 주체가 불확실하다. 일반적으로 ‘달성하다‘의 주체는 사람이나 회사와 같은 행동주체가 있어야 한다.


’누가 무엇을 달성하다’라는 주어와 술어가 밀착된 문장구조가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제시문이 라고 될 때 주술관계가 밀착되어서 문장은 생동력을 얻는다.

주어는 기초이며 행동의 주체다. 주어는 그 다음에 나오는 술어나 목적어에게 직접 영향을 끼친다. 형용사나 부사를 많이 사용하는 문장은 주술 사이의 간격을 벌어지게 만들면서 문장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축 늘어진 글이 되고 많다.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렸다>보다 <간밤에 비가 쏟아졌다>라고 하는 편이 훨씬 좋다.

긴 문장보다 단문을 사용하면 주어와 술어의 연결구조가 긴밀해진다. 명사와 동사를 눈에 잘 띄게 전진 배치하라. 품사의 긴밀한 배열은 젊은 문장을 만든다. 주술간의 거리를 벌려놓는 <그리고>, <그러나>, <그러므로> 같은 접속성 품사의 사용을 절제하라. 군더더기를 정리한 문장은 강력하다.

요즘 현대인들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고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자신을 조종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진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주인이 꼭 필요하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사는 인생과 나를 움직이는 예수님과 함께 사는 인생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신앙의 영역 안에서도 주술의 긴밀한 협력은 의미심장하다.

예수는 말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불어있지 아니하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음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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