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성가 퍼스트레이디’ 별세...패트리넬 라이트, 흑인 청소년 합창단 만들어 국내외 순회공연
2022-09-06 (화) 12:49:11
패트리넬 ‘팻’ 라이트 사진
목사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이며 로큰롤을 부르면서 ‘시애틀 복음성가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던 패트리넬 ‘팻’ 라이트가 오랜 투병 끝에 지난 주 별세했다. 향년 78세.
텍사스 태생인 라이트는 1963년 목사남편과 함께 시애틀의 흑인동네 센트럴 지구로 이주한 후 곧바로 흑인소녀들을 위한 정의의 투사로 변신했다. 그녀는 1973년 프랭클린고교에 ‘토털 익스피어리언스 찬양단(TEGC)’을 결성하고 45년간 전국 38개 주와 해외 13개국에서 공연을 가져왔다.
첫 독창회를 3살 때 가졌고 독학으로 피아노 연주도 배운 라이트는 4음계를 넘나드는 미성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했고, 특히 같은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앞에서 세 차례 노래 부른 것을 평생 자랑으로 삼아왔다. 1970년엔 시애틀 태생의 천재 기타리스트이며 로큰롤스타였던 지미 헨드릭스의 장례식에서 추도곡을 불렀다.
그녀는 TEGC를 시애틀 최고명성의 커뮤니티 찬양대로 성장시켜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의 모르몬 태버내클 등 명소 무대에 세웠다. 러시아, 니카라과, 바하마 등지를 순회공연 했고 태풍 카트리나와 일본의 토호쿠 지진(2011년) 이재민들을 위한 자선공연도 가졌다.
라이트는 복음성가를 재즈나 로큰롤 스타일로 바꿔 부르기를 즐겨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인 더 게토’와 다이애나 로스의 ‘리치 아웃 앤드 터치’ 곡조에 복음성가 가사를 붙여 교회에서 불렀다. 약 10년 전에는 시애틀 록밴드 ‘하트’와 함께 순회공연을 갖고 매회 마지막 곡으로 레드 제플린의 히트곡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불렀다.
프랭클린 등 시애틀 공립학교와 ‘에벤에셀 AME 시온 교회’ 등 흑인교회에서 찬양대를 지휘해온 라이트는 목사안수를 받은 후 1997년 자신의 교회인 ‘원네스 크리스천 센터’를 설립했다. 1990년대엔 성인들도 TEGC에 받아들였으나 센트럴지구의 흑인들이 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계속 밀려나가자 TEGC 단원들도 크게 줄어들었다. 라이트는 결국 2018년 TEGC 단장 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