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대만해역에 미사일 11발...동남북 해역으로 둥펑미사일 발사…전면봉쇄 리허설

2022-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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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로시 대만행에 고강도 반격…4차 대만해협 위기에

중국군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겨냥한 전례 없는 화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설정해 진행하는 ‘중요 군사 훈련 및 실탄사격’첫날인 4일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미국과 대만군의 대응 여하에 따라 대만해협에 갈등의 파고가 높아지고, 미ㆍ중 관계와 중국ㆍ대만 관계는 안개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날 중국 군사행동의 하이라이트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발사였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와 대만 국방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 중국군은 대만 주변 해역에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4일 오후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대만 동부 외해(外海) 예정한 해역의 여러 지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집중 타격했고, 미사일은 전부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오후 1시56분(시애틀시간 3일 오후 10시56분)부터 2시간에 걸쳐 수차례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 발사의 목적에 대해 “정밀 타격과 지역 거부 능력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거부 능력이란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의미로, 대만 유사시 미국의 항공모함 등 증원 전력 개입을 견제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을 겨냥해 고강도 경고로 해석되는 군사행동을 한 것이다.

중국군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는지 여부에 대한 중국과 대만 양 당사자의 발표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미사일들이 대만 상공을 비행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썼다.


이 매체는 또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의 영상을 토대로 중국의 둥펑 미사일들이 중국 본토 미상의 장소에서 대만의 지룽항, 화롄, 타이중 근해의 목표물을 향해 발사됐다고 전했다.

또 이날 중국이 발사한 11발의 탄도 미사일 중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돼 일본 정부가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동부전구는 오후 1시(시애틀시간 3일 밤 10시)께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대해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진행했으며, 정밀 타격으로 소기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동부전부가 SNS를 통해 공개한 이미지에 따르면 대만해협 중간선 주변 해역에 걸쳐 20곳 가까이 탄착점이 형성됐다.

아울러 이날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포함한 전투기, 폭격기, 공중 급유기 등 동부전구 공군 및 해군 군용기 100여대가 대만 북부, 서부, 동부 공역에서 주야간 정찰, 공중 돌격, 엄호 지원 등 임무를 수행했다고 CCTV가 전했다.

이날 훈련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지난 2∼3일 대만 방문에 맞서 예고한 군사 행동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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