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적 센터이자 시애틀 프로농구팀이었던 슈퍼 소닉스의 감독이었던 빌 러셀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러셀의 부인인 지니 러셀은 31일 SNS를 통해“남편이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별세 소식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러셀은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를 받는다. 1956년부터 1969년까지 보스턴 셀틱스에서만 활약하면서 통산 11번(1957, 1959~1966, 1968, 1969)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5번(1958, 1961~1963, 1965) 리그 MVP를 차지했다. NBA 올스타에도 12차례나 선정됐고 3차례 NBA 퍼스트 팀에 선정됐다.
NBA는 2009년 ‘성취상’(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처음으로 제정하면서 초대 수상자로 러셀을 선정했다. 현재 NBA 챔피언결정전 MVP에게 수여하는 트로피는 그의 이름을 따 ‘빌 러셀 트로피’로 불린다.
러셀은 미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여했다. NBA 선수로는 최초 수상이었다.
러셀은 최고 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동시에 당시 극악이었던 인종차별의 희생양이기도 했다. 경기에 나올 때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상대 팀 선수와 팬들로부터 온갖 야유와 멸시를 받았다.
보스턴 셀틱스를 11번이나 우승시키고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보스턴에서 집을 사지 못한 일화는 유명한 얘기다.
그래도 러셀은 따뜻하고 온화한 성품과 친화력으로 그런 시련을 이겨냈다. 러셀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나 기사가 나오면 동료 선수들이 경기를 보이콧할 정도로 그에 대한 신망이 컸다.
러셀은 미국 프로스포츠 최초의 흑인코치로도 잘 알려졌다.
1966년부터 1969년까지 보스턴의 감독대행을 맡았던 러셀은 이후 시애틀 슈퍼소닉스에서 1973년부터 1977년까지,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1987년부터 19088년까지 감독을 역임했다. 시애틀 슈퍼소닉스 감독 등을 맡았을 때부터 머서 아일랜드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 살았다. 이후에는 방송해설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