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 - 당연함의 감사

2022-07-15 (금) 제이 송/뉴욕 용커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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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되거나 생기는 것들을 당연한 것처럼 태연하게 생각한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숨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면서 산다.

맑은 하늘과 강산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이런 것 또한 거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거저 얻은 것들을 우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것이라고 여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가 얼룩진 땀의 역사로 얻어졌음을 모른다.

자유를 얻는데 목숨을 걸고 내려온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 거저 얻은 자유의 진정한 가치의 의미를 모르며 산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 그 의미는 생명처럼 소중하다.


따라서 당연히 거저 얻은 것에 그 소중함을 알고 댓가가 없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코비드19 팬데믹 세상인데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와서 겨울을 밀어내고 얼어붙은 땅을 녹인다. 싹을 틔우고 꽃이 피는 것이 당연하듯 철은 바뀌어도 자연의 모습을 늘 변함없는데 세상을 여전히 어지럽고 팬데믹으로 삶의 모습들이 이전과 달리 많이 바뀌었다.

행사집회, 단체모임, 그리고 공공장소에서는 반드시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당연한 일로 되었다. 이것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러나 당연함에 있어서 그 소중함과 감사한 마음을 저버린 채 우리는 태연하게 살고 있다. 지금에 와서 이전에 해도 되는 것이 하면 안되는 것으로 바뀐 것에 불평 보다는 그것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동행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피할 수 없는 일을 일상 속으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요구되는 때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사는 내가 나를 만나서 내 존재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 보람되고 의미있게 보냄으로 지난 날 힘겹게 살아온 나에게 먼저 감사하고, 다시 재충전하여 일어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내가 먼저 나를 회복하고 그리고 사회가 회복되고 더 나아가 국가가 회복된다면 한 시대의 역사를 다시 쓸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코비드19로 앞이 안보이는 안개 속 난국에서 우선 내가 서있는 가까운 주변부터 복구하는데 참여하여 팔소매를 걷어 올린다면 아마도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되찾는 일상으로 회복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램일 것이다.

<제이 송/뉴욕 용커스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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