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손

2022-06-07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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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하탄에 유명한 할머니가 살았다. 안젤로 할머니이다. 누가 아파서 누워 있다고 하면 찾아간다. 위로하고 도와준다. 별명이 천사할머니이다. 어디서나 사람들을 돕는 그녀의 손은 천사의 손이었다. 안젤로 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자 신문이 소식을 알릴 정도였다. 위문객이 너무 많아 병원측은 번호표를 발행하였다고 한다.

내가 아는 뉴저지의 여성 H씨가 있다. 그녀는 누구든 병자가 있으면 그를 방문하고 간호사 출신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고 위로하고 기도한다. 무보수 출장 간호사이다. 이런 말 없이 봉사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발전하고 사람 사는 동네가 맑아진다.

미국은 무보수 봉사자(Volunteer)의 나라이다. 병원에 가 보면 수 많은 무보수 봉사자들이 일하고 있다. 한국도 그런 풍토가 개발되어야 한다. 일을 하면 반드시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수 없이도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발자국 더 높이 도약하는 것이 소위 문명사회이다.


인도를 밝힌 것이 테레사 수녀이다. 그녀가 수녀가 되겠다고 집을 떠날 때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이 작은 손이 예수님의 손이 되어라”하고 기도하였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손이 있다. 좋은 손도 있고 나쁜 손도 있다. 세상을 밝히는 손도 있고 세상에 어둠을 가져오는 손도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모두가 똑같이 생긴 손을 가지고 나가지만 하루를 살며 어떤 손은 천사의 손이 되고 어떤 손은 악마의 손이 되기도 한다. 구원하는 손도 있고 파괴하는 손도 있다.

나의 친구 한 사람은 부모 없고 집 없고 희망 없는 넝마주이 소년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의 삶을 도왔다. 자랑스런 친구이다. 내가 존경하는 어떤 목사님은 평생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며 그들을 도와주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 이름 없는 천사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하나님은 아직도 세상을 보고 절망하지 않으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 없이 섬기는 사람들, 그들이 있어 이 세상도 살만하다.

생물학자들은 사람을 가리켜 ‘손으로 공작 하는 동물’이란 정의를 내린다. 사람은 손이 있어 동물과 구별된다. 그 손 때문에 사람은 악명을 듣기도 하고 칭찬을 듣기도 한다. 나의 손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나에게 달렸다. 작은 나의 손이 위대한 인물도 만들고 쓰레기를 만들기도 한다.

악수가 사라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주먹을 부딪친다. 악수가 생긴 것은 나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이는 평화의 상징이었다. 주먹을 부딪쳐 평화의 상징이 되겠는가?

성경은 예수의 손을 추적하고 있다. 맹인의 눈을 뜨게 할 때 명령 하나 만으로도 가능할 것 같은데 예수는 진흙을 이겨 눈에 발라 고치는 재미있는 방법을 보였다. 사람들은 흙 속에 약재가 있는가 의심하였을 것이다.

성전 안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그들의 상을 들어 엎는 난폭한 손도 보인다. 떡 다섯 덩이를 손에 들고 5,000명에게 나누어주는 기적의 손도 보인다. 예수의 손은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 주는 손이었다.

탁구 농구 테니스 등은 모두 손으로 하는 게임들이다. 물건 만들기 재봉 바느질 집짓기 등 사람은 무엇이나 손으로 한다. 언어 장애자들의 수화는 손으로 말을 대신한다. 옛날 요술장이들의 흥행도 손재주였다. 손이 문명 발달의 도구이다.

손으로 박수도 차고, 손을 흔들어 인사도 하고, 두 손을 들면 항복의 표시, 때리고 던지고, 만지고, 만들고, 사람의 동작은 모두 손의 동작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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