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보훈과 연합 자비정신을 되새기며
2022-06-02 (목)
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
어느덧 6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음력으로는 오월로서 내일이 단오절입니다. 우리말에 “오뉴월 한더위”로 불리듯, 본격적인 더위가 한창인 두 달 가운데 첫 달로서, 망종과 하지절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승도 망종을 즈음하여 시골에서 보리를 베고 모를 심던 어린 시절 기억이 있는데, 농업인들에게는 가장 바쁘고 중요한 때인 줄 압니다. 하지절은 글자 뜻 그대로 여름이 극에 달하는 계절로서, 지구 북반부에 위치한 한국과 미국 등지에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때이니, 그 뒤로부터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게 되지요. 이즈음, 한국의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6.25전쟁’이 70여 년 전에 벌어졌었고, 20여 년 전에는 ‘6.15공동선언’으로 남북정상이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기도 했으며 공동행사 등으로 남북 왕래가 잦았던 사연들이 되새겨집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상황이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번주 월요일 메모리얼데이를 통해 전몰장병을 추모하였는데, 한국에서는 다음주 월요일로 현충일을 맞으며, 이달을 ‘호국보훈의달’로 삼아 의병을 위시한 순국열사와 호국전사들의 위업 및 공훈을 기립니다. 우리 모두 함께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을 추모하고 새삼 감사하면서, 그 분들의 유지를 받들어 아름다운 조국을 잘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름에 따라 평화의 사도를 연상하게 합니다. 프란시스코 성인은 캐톨릭 크리스천 수사였지만, 불교 스님처럼 탁발수행을 하며 검소하게 살면서, 새나 짐승들을 포함하여 자연생명들까지도 다 사랑하는 박애주의 살림살이를 보였음이 돋보입니다. 그분을 기리는 평화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국제평화를 위한 유엔(UN)헌장이 조인되었고, 이른바 새천년을 맞으며 세계평화를 위한 유알아이(URI)헌장 결의와 종교연합이 창립되었음은 우연이 아닌 줄 압니다. 세속적 최대기구인 유엔과 종교적 최대기구인 유알아이가 그 헌장을 6월26일 같은 날에 조인하였음도 주목할 것입니다. 산승도 헌장기초와 지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였던 유알아이는 “종교로 말미암은 폭력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정의, 지구와 생명 치유의 문화를 창조”하기위한 국제 범종교간단체로서, 지구 곳곳에 망라된 천 수백여 개의 협력기구(CC)들이 6월을 맞으며 그 목적과 사명을 다지는 계기를 갖습니다. 산승도 창립 봉사했던 유알아이코리아(URI Korea한국종교연합/연대)를 포함하여.
금년 6월15일에는 주샌프란시스코 한국총영사관에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을 초청하여, 워메모리얼 그린룸에서 사찰음식 시연과 만찬회를 준비하고 제공하는 줄 압니다. 이른바, ‘케이푸드 (K-FOOD)' 이름으로,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한류 또는 ’케이컬쳐(K-CULTURE)' 속에서 한국의 맛을 이곳에 소개하려는 것입니다. 사찰음식은 불교수행자들이 지켜온 전통적 식생활방법으로서, 육류와 오신채를 쓰지 않으며, 친자연환경적인 재료만으로도 정갈하게 천연의 맛을 내고, 심신의 건강에 약용의 효과를 보여 수행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몇해전에 프랑스의 최고 조리사가 그 방법을 배워갔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곧 한국에서 선재 비구니스님 일행이 와서 보여줄 이번 행사가 한국문화 및 채식증진 운동에 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근래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채식만 하여도 또는 육식을 줄여가는 것만으로도 지구적 기후대책에 나름 기여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소 한 마리의 메탄가스 발생량이 자동차 26대가 배출하는 양과 대등하다고 보고된 줄 압니다. 사찰음식 즉 채식이 개인 건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평화와 자비정신 및 생태계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임이 인식되기 바라면서, 총영사관과 조계종의 배려에 치하를 드리며 감사합니다. 천지 만물이 활기차게 성장하는 때에, 우리도 함께 보훈과 연합 자비정신으로 성숙되기를!
<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