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 윤석열 대통령

2022-05-11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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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선서를 통해 국민앞에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많은 나라들과 함께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위기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힘을 합쳐 지혜롭게, 또 용기있게 극복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극화의 심화,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와해되고 있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부터 향후 5년동안 그가 내건 슬로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다짐을 굳게 하고 첫 업무에 돌입했다.


용산구 국방부 시설물내 지하 벙커 상황실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업무에 들어간 그의 첫 지시는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이니 확고한 군사 준비 태세를 유지해 달라" 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 북한이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앞에는 어떤 계획이든 남북한 평화적 해결방안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날 청와대 주변은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북한에서 보낸 김신조와 무장공작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지 54년 만의 일이다. 1968년 1월 12일 김신조와 북한 무장대원 31명이 청와대 뒷산으로 침투한 이른바 '1·21 사태'가 그것이다.

지난 62년간 청와대는 나라의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통했는데, 이번 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추억할 만한 등산로로 바뀌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총 4만석 규모의 국민 초청석 사이를 약 180m 걸어 무대로 이동했다. 이러한 행보는 경호차를 타고 무대 밑까지 바로 간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열린 경호와 국민소통을 강조하는 제스처였다.

윤석열 사단은 전임 문재인 대통령의 행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검찰총장직에서 내려온 뒤 공정과 법치를 내걸고 대선에서 성공한 정권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갈 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시작부터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취임은 했지만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 파행으로 새 정부는 반쪽 내각으로 출범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도 경호 대책이 제대로 검토가 안 된 채 ‘빨리빨리’ 추진되었으니 앞으로도 잡음은 있을 것이다. 새 정부는 '열린 경호'를 하겠다고 하지만, 대통령 경호에 열린 경호가 가당키나 한 것인지...

대신, 말 많고 탈 많은 청와대 이전 덕에 미주 교포들은 새로운 행선지가 생겼다. 청와대 개방으로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복궁을 통해 한양도성이 있는 북악산까지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윤석열 행정부는 자신이 내건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을 새롭게 세우고 국민을 위한 나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한다. 예수의 어록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을 인용한 건지는 모르나 말만 앞세우는 새 출발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수십 년간 정쟁만 일삼는 구태 정치인들과 정치 생태계가 그대로인데 어떻게 나라를 새롭게 세우고 새로운 국민의 나라로 만들 수 있을지... 하지만 잘못되면 또 다시 시도해 봐야 하는 게 정치가 아닌가.

여야, 좌우에 관계없이 좀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만 해주었으면 한다. 상식이 점점 사라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륜과 도덕, 그리고 무엇보다 정직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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