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어린이날

2022-05-03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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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은 한국의 전통적인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을 정하여 국가공휴일로 한 것은 세계 최초의 일이었다. 이날 하루는 부모가 아이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가고싶은 곳에 데리고 가고 먹고싶은 것을 먹인다. 어린이 천국이 바로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라는 말은 어리신 분이란 존대어이다. 옛날에는 아이, 혹은 아해란 말을 썼는데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란 말을 만들고 전국이 이 말을 쓰게 되었다.

어린이는 멋진 피조물이다. 그들은 말과 같은 식욕을 가졌고 칼을 삼키는 마술사의 소화력을 가졌다. 원자탄 같은 강력한 폭발력을 가졌는가 하면 고양이 같은 호기심도 가진 것이 어린이이다.


어린이는 모두가 천사, 그들 모두가 예술가이다. 그들은 별나라에도 여행할 수 있고 나비와 함께 춤을 추고 새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어린이는 제비꽃의 부끄러움을 간직하고 사냥개의 담대함과 분화구의 정열도 지녔다.

아이들에게 떠들지 말라 시끄럽다고 말하는 것은 어른의 귀가 잘못된 것이다. 어린이의 소리는 천사의 음성이며 예배 시간에 어린 딸을 곁에 앉히고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나에게는 그 어린 아이의 음성이 성가대의 찬양보다 더 아름다웠다.

한국에 어린이헌장이 있다. 제1조에 모든 어린이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성장하여야 한다로 되어있다. 그 환경이 따뜻한 가정과 사랑의 가정이다. 어린이에게 비싼 선물 사주고 잘 먹이는 것이 사랑이 아니다.

어린이가 자라나는 우리의 가정이 따뜻하고 사랑 넘치는 환경이 되어야 어린이를 정말 위하는 것이다. 밤낮 부부싸움 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이며 아이의 좋은 장내를 기대할 수는 없다. 아이들은 본 대로 자기도 실천할 것이다.

어린이 헌장에는 이런 조항도 있다.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지금 어린이의 눈에 비친 사회환경이 어떠한가? 어른들의 사회를 아이들은 다 보며 자라난다. 여자를 희롱하는 어른, 술에 취하여 비칠 거리는 어른, 엄마를 구타하는 아빠, 길에서 멱살을 잡고 싸우는 어른 등 아이들에게 보여서는 안될 사회환경이 얼마나 많은가!

어린이 헌장에는 이런 조항도 있다.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받아서는 안된다. 어린이가 생각할 때 나는 어른들의 관심 밖에 있다고 보지는 않을지? 어른을 보는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예수님이 말씀을 전할 때 그 주변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었다. 제자들이 아이들을 쫓으려 하자 예수는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는 아이들과 같지 아니하면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어린이를 천국 시민의 본으로 말씀하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천국에 갈 것인가? 어린 아이 같이 순진하고 맑은 사람이라고 천국 시민의 자격을 말씀하신 것이다.

어린이를 어른스럽게 꾸미려고 하는 부모도 있다. 옷차림, 화장, 말씨 등 어른스러워야 성숙하게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어른들이 많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가 가장 아름답다. “아이는 아이다웁게!”가 나의 주장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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