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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에 맞춰 의상도 현대화 하려고 시도”

2022-03-11 (금)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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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Hollywood Interview - ‘섹스 앤드 더 시티’로 에미상 수상 몰리 로저스 디자이너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의상도 현대화 하려고 시도”

‘섹스 앤드 더 시티’로 에미상 수상 몰리 로저스 디자이너

HBO-TV를 통해 1998년-2004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뉴욕에 사는 30대 여성 4명의 우정과 섹스와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 ‘섹스 앤드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의상을 만들어 에미상을 탄 디자이너 몰리 로저스를 영상 인터뷰 했다. 이 시리즈의 후속편격인‘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이 최근 HBO-max를 통해 방영됐는데 로저스는 이 미니 시리즈의 의상도 디자인했다. 로저스는 메릴 스트립이 나온 영화‘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의상도 디자인 했다. 로저스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활기차게 질문에 대답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의상도 현대화 하려고 시도”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한 장면


-1990년대 말과 현재의 의상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의상도 현대화 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맞는 의상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특별히 유별나게 요란한 의상을 생각하진 않았다. 현대화 했지만 주인공들의 위치와 직업에 맞게 디자인했다. 내가 놀란 큰 변화는 의상을 쇼핑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많은 의상 가게들이 문을 닫아 온라인으로 쇼핑을 해야 했는데 이야 말로 극적으로 색 다른 경험이었다.”

-어떻게 의상 디자인을 국제적 감각을 비롯해 그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었는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그 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남아공 디자이너들로부터는 핸드백과 보석 장신구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그리고 나와 같은 거리에 사는 남자로부터는 모자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1990년대에는 이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나이트클럽에 들러 가수와 참관자들이 어떤 의상을 입었는지를 연구했는데 이젠 인스타그램이 나이트클럽을 대체한 셈이다.”

-이제 여자들이 나이를 먹어 그에 맞는 의상을 만드는데 어떤 도전적인 일이라도 있었는가. 주인공들이 의상 디자인에 어떤 아이디어라도 제공했는가.

“난 숫자를 싫어해 주인공들의 숫자도 무시하려고 했다. 55세라고 해서 그 숫자가 어떤 제한적인 구실을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5세건 55세건 다 그들이 입어 편한 의상이 있게 마련이다. 이번에 의상을 디자인 할 때 주인공들 중 그 누구도 재단실에 들어와 문제를 제기한 바가 없다. 모두 옷을 입어 자신감을 얻고 행복해 했다. 우린 이 시리즈의 원작 때부터 서로 협력했다. 배우들이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깨닫고 있어 의상을 디자인 하는데 도움이 됐다. 때로는 그들의 이런 자세 때문에 내가 처음에 지녔던 디자인 아이디어가 보다 나아지기도 했다.”

-새 시리즈를 위해 원작에서 사용한 의상을 재사용 하기라도 했는가.

“캐리 역의 새라 제시카 파커가 원작에서 자기가 입은 의상을 다수 간직하고 있어 거기서 몇 점을 골라 썼다. 그 이유는 시리즈의 팬들이 주인공들이 입었던 의상과 액세서리를 마치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 것들은 오래 동안 잃었던 친구와 같은 것이어서 재회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과다하게 과거의 의상을 늘어놓진 않았다. 적당하게 연속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런데 샤넬 백을 비롯해 원작에서 사용된 많은 소품들은 빌려온 것들로 이 것들은 아직도 창고에 쌓여있다.”

-의상이 작품의 내용을 전진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보는가.

“의상 디자이너라고 해서 무작정 재단실에서 재단하는 것이 아니다. 각본을 읽고 주인공이 실제적으로 어떤 의상이 필요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분위기와 대사에 따라 어떤 의상이 필요한지를 생각한다. 따라서 작품 내용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취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의 총제작자가 나를 불러 작품에 대해 함께 깊이 얘기를 나눠 큰 도움이 되었다.”


-의상 디자인이 재미있는지.

“우리 업종에서는 하는 일이 즐겁고 재미있으면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좋게 디자이 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 할 때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이 일은 내게 있어 꿈의 직업이다.”

-당신이 디자인한 의상이나 보석 장신구를 실제로 사려는 소비자들이 있는지.

“그렇다. 쇼룸을 가진 친구로부터 작품에 나온 그 어떤 것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구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놀려 놓고 있다는 전달이 오기도 한다. 그리고 또 원작에서 사용한 제품을 색깔만 바꿔 다시 생산하겠다는 연락도 받았다. 이렇게 그 어느 물건들이 사람들로부터 계속해 인기를 얻으려면 시간을 초월해야 한다. 그런데 난 보석 장신구 디자인을 싫어한다. 너무나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팬들이 어떤 의상이나 장신구를 원하느냐에 신경을 쓰는가.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팬들의 요구대로 한다는 것은 창의성을 빼앗기는 위험한 일이다. 나는 내가 만든 것에 대해 팬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는 자유롭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주 고약해 자기가 좋아는 것이 있으면 로마 원형경기장의 군중들처럼 엄지손가락을 올리다가도 자기가 싫어하면 그 것을 내려 죽여 버리고 만다. 그래서 난 팬들의 경향을 못 본체 한다.”

-어떻게 디자이너 직업을 시작했는가.

“뉴욕에서 굉장히 유명한 의상점을 경영하는 패트리샤 필드라는 여자에 관한 기사를 읽고 무작정 뉴욕으로 갔다. 나는 그야말로 촌뜨기였는데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다짜고짜로 팻을 찾아갔다. 그리고 팻이 나를 고용했는데 나는 처음에 막일을 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팻을 위해 이렇게 일을 하면서 우린 친구가 되었다.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기회를 주는 곳이라면 옥석을 가리지 말고 들어가 일을 하면서 다방면으로 자신을 교육해야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의 의상을 어떻게 골랐는지.

“그 일은 내 생애 최고의 경험이었다. 팻과 나는 메릴이 유럽으로 휴가 여행을 가기 전에 만났는데 그 때 메릴이 우리에게 체중을 15파운드 줄여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그럴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진짜로 메릴은 체중을 줄여서 돌아왔다. 이어 우리는 메릴을 뉴저지주에 있는 도나 카랜의 의상 보관소에 데려가 하루 종일 의상을 고른 뒤에 메릴에게 맞는 것을 찾아 입혔다. 메릴이 입은 의상은 시간을 초월하는 고전적인 것이다.”

-당신이 디자인한 의상의 전시회를 갖자는 제안이라도 들어오는가.

“그 것들은 내 소유가 아니다. 대부분 빌린 것들이며 그렇지 않은 것들은 다 스튜디오의 소유물이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으로부터 의상 자문관이 되어 달라는 제의라도 있는가.

“그런 일은 내 머리 저 멀리 높은 곳에 있는 사항이다. 나는 그 쪽 패션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는 궤적을 달리한다. 팻과 나는 모두 토박이 서민층이어서 메트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쇼에 관심이 있었는지.

“아주 어렸을 때는 분장 같은 것에 관심이 있어 10살 때 내 자신의 가면회사를 차리고 싶었다. 대학에 다닐 때 까지만 해도 패션에 관심이 없었는데 대학을 나오고 런던에 갔을 때 사람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의상을 차려 입은 것을 보고 패션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작품을 위해 산 의상 중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새라 제시카 파커가 입은 레이스 달린 디오르 스커트로 4,000달러에 샀다. 기성복이지만 아름답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도전적인 일은 무엇인지.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이다. 그들이 없으면 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내 생사는 그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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