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의총서 김용태 거취 포함 격론 예고…계파 갈등 격화할 듯
▶ 친한계 “새 지도부 뽑아 개혁” 친윤계 “세 대결 우려”…김문수 등판론도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대선 패배 후 일주일 가까이 계속된 국민의힘 차기 지도체제 논란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계파별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유지'로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총의가 모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의원총회를 열고 지난주 결론을 내지 못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향후 지도체제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의총에서 비대위원 전원이 사의를 밝히자 자신의 거취는 "당내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저희가 정말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처절한 반성을 지금 비대위 차원에서 책임 있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밝혀 이달 30일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당 내부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담긴 2차 당 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임기 안에 취임 당시 공언했던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고 임기를 마친다고 해도,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부 일원이라는 점에서 남은 기간 차기 지도체제를 좌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당내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장 김 위원장이 차기 비대위에 대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도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비대위 성격은 의총을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16일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가 당 지도체제 관련 논의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원내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개최 여부와 그 시기, 또는 비대위 체제 유지 여부와 차기 비대위원장 인선은 의원들이 총의를 모으기 나름"이라며 "통상 원내대표가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새 원내대표 선출 전후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원하는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대위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친윤(친윤석열)계 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는 오는 7∼8월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반복되는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당원 투표로 선출된 지도부가 당 개혁과제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비대위를 구성하더라도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로 그 기능을 한정해야 한다는 게 친한계의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한동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가 지난 대선 최종 경선에서 43.47%를 득표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반면 친윤계는 당분간 비대위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 출마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당장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면 계파 갈등을 넘어 지지층 세 대결 양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이른바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 선거 패인 등을 분석하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을 성찰한 후 새 지도부를 꾸리자는 게 친윤계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김문수 전 대선 후보의 선대위에 끝내 합류하지 않은 한 전 대표에 대한 당 주류 세력의 반발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친한계가 아닌 의원들 사이에선 한 전 대표의 대항마로 김 전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김 전 후보는 "대표(직)에 아무 욕심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6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