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퍼머티브 액션 일부 재가동” 인슬리 주지사 행정명령 발동

2022-01-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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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주법 테두리 안에서 추진

워싱턴주에서 20여년 전에 뒤집힌 ‘어퍼머티브 액션’을 부분적으로 재가동하도록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행정명령을 내려 주목을 끌고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대학입학, 고용, 사업계약 등에서 사회의 소외계층인 유색인종을 우대하는 일종의 기회균등 정책이다.

워싱턴주 어퍼머티브 액션은 지난 1998년 인종과 성별에 따른 특혜는 또 다른 차별이라고 주장한 팀 아이만의 발의안(I-200)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폐지됐다.


2019년 어퍼머티브 액션을 회복시키려는 발의안이 주민투표에 상정됐지만 접전 끝에 부결됐다.

하지만 주 법무부는 이 법이 폐지됐어도 인종과 성별을 고려하는 제반정책이 완전히 금지되지는 않는다고 2017년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1998년 이 법을 폐지한 게리 락 당시 주지사의 행정명령이 지금까지 필요 이상 광범위하게 적용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인슬리 주지사는 마틴 루터 킹 Jr. 기념일인 17일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이는 기존 주법의 테두리 안에서 기회균등을 이루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균등은 미국 역사의 기본이념이라며 워싱턴주민은 누구나 생의 기회를 최대한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총무부에 공무원 채용에서 인종다양성을 제고할 방법을 연구해 10월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또 워싱턴주 학생성적 향상위원회(WSAC)에도 소수계 학생들의 교육상황과 이들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안 및 소수계 교사현황 등을 연구해 보고하도록 지지했다.

정부기관이 민간업체와 하청계약을 맺을 때도 기존 ‘균등한 공금지출을 위한 지침’을 6개월 후부터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소규모 및 소수계 업소들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기회’를 부여하도록 한 이 지침은 지난해 마련됐지만 지금까지는 권고사항이었다.

거의 60년전 린든 존슨 대통령 행정부 때 제정된 어퍼머티브 액션 덕분에 그동안 백인 일색이었던 명문대학들에 성적이 좀 쳐지는 유색인종 지망생들이 일정비율로 합격했다.

초기에는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이민자 학생들도 많은 혜택을 받았지만 점차 백인학생들보다도 성적이 뛰어난 아시안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인종배정 비율에 발이 묶여 자기들끼리 경쟁하는 결과가 초래되자 이들도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한편, 지난 2019년 어퍼머티브 액션 회복 캠페인의 열성 찬동자였던 게리 락 전 주지사는 인슬리 주지사의 이번 행정명령을 적극 지지한다며 “주 법무부가 새로운 유권해석을 내린 것을 계기로 어퍼머티브 액션 금지법을 폐지하고 워싱턴주의 가치관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법으로 대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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