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2021-11-29 (월) 김창만/목사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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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머스대학교(Dartmouth College) 독서 모임은 1990년 대학교 세미나실에서 시작되었다. 다트머스대학교 영문학 교수 밥 웩슬러(Bob Waxler)의 주관으로 2주에 한 번 독서 모임이 열렸다. 그들은 <노인과 바다>나 (캐롤라이나의 사생아>처럼 위험과 상실, 속죄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문학에 관해 독후감을 함께 나누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독서 모임 3기가 시작되자 참가자의 태도와 분위기가 쇄신했다. 학생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회원 학생들이 자신의 실제 삶과 연결된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었고 서로 공감하고 배우는 친밀한 관계로 발전해 나갔다.” (자밀 자키의 ‘The War For Kindness’ 중에서)

존 웨슬리(John Wesley)와 찰스 웨슬리(Charles Wesley) 형제는 감리교 창시자이다. 이들이 중심이 되어 1729년 11월에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시작한 성령클럽(Holy Club)은 역사에 길이 남는 유명한 독서 모임이다.


감리교를 태동시킨 성령클럽의 첫 모임은 4명의 회원으로 시작했다. 나중에는 회원이 17명으로 늘었다. 그들은 주중에 4회 정기적으로 모여 성경과 경건서적 읽기에 전념했다. 주일에는 금식하며 성찬예배를 드렸다.

주일 오후 저녁에는 토마스 아 켐피스의 책을 묵상하며 개인기도에 힘썼다. 월요모임에는 이웃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 후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그들을 섬기며 사랑하고 봉사했다.

경건, 겸손, 봉사, 자기 절제는 성령클럽 회원이 추구하는 견고한 목표였다. 성령클럽 회원은 할 수 있는 대로 자신의 필요를 제한했다. 절제하고 남는 것을 모아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에 썼다.

웨슬리 형제는 수 백 권의 고전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체화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광범위한 독서는 감리교 교리를 정교하게 다듬는 정초(定礎)가 되었다. 웨슬리 형제가 읽은 대표적인 책은 윌리엄 로(William Law)의 ‘그리스도의 완전’,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존 타울러(John Tauler)의 ‘완덕의 길’ 등이다.

독서 모임이 공동 읽기(communal reading)운동으로 발전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회원들이 함께 읽고, 쓰고, 의견을 나눌 때 집단 지성, 집단 공감, 집단 치유가 일어난다. 탁월한 인물이 나온다. 웨슬리 형제와 조지 횟필드(George Whitefield)가 대표적 인물이다. 지금 A/G 뉴욕신학대학(원)에서는 공동읽기운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창만/목사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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