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적은 아직 맴돌고

2021-11-12 (금)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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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은 적갈색으로 물들어가고
쌀쌀한 바람은 보도 위 낙엽을
빗질 하는데

우리의 적은 아직도 물러가지 않고
주위를 매암 돈다.

어떤 동네는 마스크 벗고
감기처럼 끌어 안고 살겠다 하고


관광수입으로 먹고사는 어떤 동네는
문을 활짝 열고‘어서 오세요’ 하는데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은 못 기다린다 아우성이다.

백신 안 맞는 것도
자유라고 떠드는 사람들

적은 도둑처럼 몰래 들어와
온 동네 오염시키는 것을
왜 몰라 할까.

나도 살고 너도 사는 길
조금 더 참아 보려네.

<나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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