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링컨의 화해와 관용 리더십’

2021-10-25 (월)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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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의 강경주의자들은 그란트(Ulysses Grant)는 지휘관 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란트는 이미 지휘관으로 실패한 후 낙향하여 무위도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링컨은 그란트의 현재 모습을 보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달라질 모습, 실패를 딛고 일어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열렬히 헌신할 미래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그란트를 불러내어 북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남북전쟁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다. 링컨은 또 한 번 내각의 강경주의자들과 맞섰다. 그들의 치열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링컨은 남부의 패전 사령관 로버트 리(Robert Lee) 장군을 아무 조건 없이 사면했다. 남은여생을 대학 총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리 장군 휘하의 부하들도 모두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생업에 종사 할 수 있도록 선처했다. 링컨의 화해와 관용 리더십에 온 국민은 열광했다.“ (로널드 화이트의 ‘A Lincoln’ 증에서)


난세의 탁월한 리더였던 링컨은 관용과 화해 정신으로 분열 직전의 나라를 구했다. 미천한 가문의 역경을 뚫고 올라온 용수철 같은 투지력, 고난과 시련을 통해 얻어진 바다 같은 관용의 정신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형성되지 않는다. 평생 기도하면서 쌓아 올린 신앙과 인격의 소산물이다.

고난과 시련을 신앙으로 이겨낸 다윗도 화해와 관용을 아는 리더였다. 그가 사울 가문과의 오랜 대립에서 승리하고 왕위에 오른 다음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이 있었다. 사울의 손자요 요나단의 아들인 왕족 므비보셋이다.

다윗은 왜 므비보셋을 찾은 것일까. 관용을 베풀어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므비보셋이 비록 원수의 후손이고 정치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인물 이었지만, 친구 요나단과의 언약을 지키기 위해 다윗은 아낌없는 관용을 베풀었다.

사울에게선 도무지 볼 수 없었던 다윗의 파격적 관용을 목격한 백성은 감동하고 경외했다. 방방곡곡에서 다윗의 이름을 외치며 칭송했다. 회해와 관용의 사람 다윗은 왕정 과도기의 혼란을 무난히 수습하고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으로 우뚝 섰다.

칼 로저스는 말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형편을 이해하고 성의껏 말을 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장 눈가가 촉촉해진다. 다름 아닌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다. 그는 속으로 생각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 형편을 이해하고 내 말을 세심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다 있군요. 이 사람은 마치 내 입장에서 서 본 것 같습니다.’”

<김창만/목사·AG 뉴욕 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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