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스트 제너레이션, 웰컴 제너레이션

2021-09-24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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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 tion, 잃어버린 세대)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1929년 세계 대공황 시기에 성인이 된 세대를 가리킨다. 1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은 경제적인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였지만 더 이상 정착 초기의 청교도주의를 유지할 수 없었고 새로운 이민의 증가는 새로운 신앙들의 유입을 의미했다. 젊은이들은 1920년대 미국의 정서적 황폐화와 물질 만능주의에의 절망에다가 대공황으로 일자리가 없자 길을 잃은 채 방황하는 재즈시대를 보냈다.

상실세대, 길을 잃어버린 세대라는 표현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첫 작품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1926년) 서문에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의 사람들입니다.” 는 거트루드 스타인의 말을 인용한데서 유명해졌다.

이 책은 1914~1918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허무감과 혼란상을 그렸다. 지치고 냉소적이며 무엇인가 믿음의 대상을 찾아 헤매는 이 시대 사람들의 기분을 극도로 압축된 강렬한 산문체로 써내 헤밍웨이는 촉망받는 젊은 작가로 단번에 부상했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또 누구인가,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으로 1874년 태어나 1903년 파리로 건너가 살롱을 열었는데 많은 작가와 화가들이 모여 들었다. 그녀는 파리 사교계의 여왕이자 길 잃은 세대의-존 스타인벡, F. 피츠 제럴드, 헨리 밀러, 피카소 등의 대모였다.
흔히 ‘길 잃은 세대’ 라고 불리는 일군의 작가들은 1차 세계대전 경험자들이었는데 전쟁을 통해 인간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껴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1920년대에 파리에 머물며 거트루트 스타인의 살롱에 출입했던 것이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1925년)에서 잃어버린 세대의 젊은이들과 당시 사회상을 잘 묘사했다.

그로부터 100여년 후, 코로나 팬데믹에 갇혀버린 전세계 젊은이들을 향하여 한국의 방탄소년단 (BTS)이 “ 웰컴 제너레이션( Welcome Generation) . ”을 들고 나왔다.

지난 20일 뉴욕 UN 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특별행사인 제2차 SDG Moment(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에서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미래문화특사로 온 BTS는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같다”고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은 미래를 너무 어둡게 생각 말라, 지금을 살아가자, 새로운 용기, 새로 시작되는 세상에서 변화에 겁먹기 보다는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들 말했다. 또 우리는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며 코로나19로 어렵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상을 채워 나가자고도 했다.

사실,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위협하며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있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빈곤층에 떨어졌고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없었다. 졸업후 한 번도 취직을 못한 이, 겨우 취직해도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이, 이들은 한창 일할 나이에, 세상이 두렵지 않다고 모든 것에 도전하며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야할 나이에 방문 입구를 턱 막아버린 코로나 팬데믹, 세상으로 가는 길이 벽으로 막히고 길을 완전히 잃어버린 느낌일 것이다. 정말 운이 없어도 이렇게 없는 세대가 있냐고 낙망하고 좌절한 젊은이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상실시대, 잃어버린 세대라고 자신을 말하는 이들이 억울하다고, 상처 입었다고만 생각한다면 이는 개인의 불행이자 사회의 불행, 국가의 불행이다.
그래도 가능성과 희망,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BTS의 “웰컴, 제너레이션‘ 이 반갑고 신선하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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